'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가 12월 6일 열리게 되면서 8개 재벌기업총수들이 청문회장에서 어떤 답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청문회에서는 삼성, 롯데, SK, CJ 등 4개 그룹이 국정조사특위 '저격수'들의 집중적인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벌기업 자본은 양심적인가?, 도덕적인가? 인간적인가? 법을 잘 지키는가? 정답은 ‘아니다’이다. 재벌기업 자본은 양심적이지도 도덕적이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실정법조차 잘 지키지 않는 권력 지향적이다. 그동안 권력들은 ‘경제를 살린다’는 이유로 재벌기업에게 온갖 특혜를 주고 재벌기업은 권력에 기생해 이윤을 극대화해왔다. 

양심적인 기업, 정직하고 성실한 기업은 재벌기업이 되기 어렵다. 권력과 손잡고 공생하는 자본은 승승장구하지만 양심적으로 성실하게 일하는 기업은 생존을 부지하기조차 어렵다. 우리나라 재벌기업들을 보면 안다. 그들이 해방 후 어떤 길을 길어 왔는지, 그들의 부가 스스로 일궈낸 것인지를 보면 알 수 있다. 

헌법 119조 2항은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헌법의 이 조항을 근거로 권력은 소득재분배(복지)와 독점규제(재벌개혁)를 할 수 있는 권한을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권력과 유착해 온갖 부패와 비리의 몸통이 된 재벌기업들, 부실 재벌을 살리기 위해 국민혈세로 지원해 주겠다는 구조조정은 정당한가? 역대권력들의 재벌사랑은 끝이 없었다. 재벌기업은 기업윤리를 존중하는가? 헌법 제 119조 2항 ‘이익균점권’을 보장하는가? 도덕적인가? 재벌이 살아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신기루는 이제 폐기처분해야한다. 권력은 언제까지 재벌기업들을 두둔할 것인가? 지분율 0.04%~0.7%로 헌법까지 무시하는 재벌기업은 이제 퇴출되어야 한다. 

오는 12월 9일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표결에 이르기까지 이번 주 정국은 가히 폭풍 같은 주간이 될 전망이다. 그간 각계의 비판을 무릅쓰면서도 역대권력들이 "비즈니스 프렌들리"에 올인 하겠다는 말에 환호하던 재벌기업회장님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자못 궁금하다.

재벌기업들의 탐욕과 독점, 불법과 특혜가 곧 "비즈니스 프렌들리"와 직결되는 것이라는 국민의 우려 따위는 아랑곳없이 변칙으로라도 기업만 키우면 그 낙수효과는 나타날 것이고, 이는 곧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은 물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심각한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얼토당토하지 않은 논리를 내세우면서 호언장담하던 권력 앞에 극찬을 보내던 회장님들의 비열한 모습 말이다.

재벌기업들이 권력 앞에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굴복하거나 항복을 할 때 행동하는 행위이다. 최순실 일가의 국정농단으로 최순실에 대한 공소장에 기재된 사실들을 보면,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 안종범 등과 공모하여 여러 재벌기업들로 하여금 거액의 돈을 재단에 내도록 강요를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일 전국적으로 촛불시위를 벌이며 온 나라가 시끄럽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가는 일반인들이 상상도 하기 힘든 방법으로 국정을 농단해 왔고, 이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하야를 외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국가운영이 제대로 될 것을 기대하기 힘들기에, 국정공백이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다.
 
여야 정치인들은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정치적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은 것인지는 판단하기 참 어렵다. 다만 정치적 해결 외에 대한민국 국민들의 사회적 합의인 헌법과 법률이 정하고 있는 해결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답은 매우 간단하다. 욕심을 버리고 정직하게 하면 된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권력의 친 기업, 부자감세정책으로 재벌기업들의 이익은 극대화되었지만 국민의 삶의 질도 나아졌을까? 농업, 중소기업, 지역경제가 보호‧육성되고 있을까? 오히려 농업, 지역경제, 중소기업은 나날이 위축, 소멸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권력이 국민들로부터 "재벌정권"이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이 문제들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보는 것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헌법과 정반대로 경제적 불평등과 재벌기업들의 탐욕과 독점이 나날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실제로 최근 재벌기업들의 부당내부거래와 담합행위가 끊임없이 적발되고 있다. 재벌기업들이 온갖 감세특혜를 누리고 있으면서도 온갖 부정, 부패비리의 숙주로 주목 받는다면, 그도 국민에 대한 예의는 아니겠지만 재벌기업들의 부도덕함으로 소비자로서의 국민들의 피해가 나날이 커지고 있는 실정에 일말의 책임의식 없이 자신들의 무고함만 주장한다는 것 또한 참으로 염치없는 짓이다.

뼛속 깊숙이 "재벌정권"들의 은혜를 입은 재벌기업들이 국민들의 민생고 해결과 경제민주화실현, 그리고 복지확대를 갈구하는 민심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오직 자신들의 안위만을 돌보는 추악함만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재벌기업 회장님들은 아실 것이다. 대다수 우리 국민들이 최악의 양극화와 민생고에 고통을 받고 있다. 그것은 출산율 꼴찌, 자살률1위 수준이라는 비극적 통계로 이어지고 있으며,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에다가 산업재해사망률1위 국가라는 부끄러운 통계까지, 대한민국의 많은 국민은 이 시간에도 참혹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말이다.

아니 재벌회장님들이 오히려 최악의 민생고와 양극화의 비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면 믿어질까? 이미 엄청난 수익과 부를 쌓아놓고 있고, 현재도 온갖 감세특혜로 이윤을 챙기면서도 삶의 고통에 쪄든 국민들을 도외시 한다면, 이 같은 사회가 과연 공평한 사회라 할 수 있을까? 묻고 싶다. 또한 한국 자본주의 시장의 최대 광고주는 재벌기업들이라는 것에 이의는 없을 것이다. 

재벌기업회장님들의 기침에도 언론사들은 감기몸살이 나는 형편이니 오죽하겠는가. 진실은 가혹하지만, 단순하기에 불편한 진실은 덮어지고 오직 재벌회장들에게 우호적인, 그러니까 소비자인 국민들에게는 오히려 해악이 되는 언론으로 길들이기에 급급했던 것도 바로 재벌들이다.

한국의 언론들은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사회의 정의를 바로 세우고 미래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할 언론으로서의 본연의 역할을 포기하고 있고, 하물며 이제는 재벌이 손짓하지 않더라도 너도 나도 앞 다투어 백기를 흔들며 재벌기업의 품안으로 투항하고 있다.

재벌기업회장님들이 의도한대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양심을 팔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이 시대 한국 언론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의 본질이고, 대한민국의 오늘 날 언론들의 현주소이다. 작금 언론이 보여주는 행태는 역사와 국민들에게 용서받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재벌기업들에게 충성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쯤 되면 재벌기업들이 우리 사회에 필요악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국민이면서 소비자로서 요구한다면 극심한 생존위기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중소상인들을 위해서라도, 지속가능한 한국 경제를 위해서라도, 함께 사는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전 사회적으로 경제민주화 실현과 함께 재벌기업의 지배체제를 신속하게 혁파해야 한다는 이 천부의 주장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더욱 가난해지는 작금의 현실이 경제민주화를 간절하게 주창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면 말이다. 전경련은 경제민주화와 재벌기업 지배체제 개혁에 스스로 동참하시거나, 아니면 더 이상은 나쁜 짓을 하지 말고 바로 해체해주실 것을 촉구한다면 과연 무리일까.

그렇다면 권력은 재벌기업들과의 관계를 정상적으로 운용할까? 지금은 경제민주화를 외치는 시늉을 하고 있지만, 권력의 트레이드마크는 뭐니 뭐니 해도 "줄‧푸‧세" 일 것이다. 즉, ‘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를 세우자’ 는 말이다. 우리나라 재벌기업들이 제일 좋아하는 표현일 것이다.

법인세는 줄이고 상속‧증여세를 없애고, 재벌기업을 위하는 일이라면 꼭 필요한 사회적 규제도 모두 풀고, 재벌기업들의 온갖 불법‧탈법행위는 매번 눈감아주면서도 노동자‧서민들의 저항은 모두 불법으로 몰아가 때려잡자는 ‘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를 세우자’는 줄‧푸‧세를 어찌 재벌기업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전경련은 권력의 경제민주화 따위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권력은 경제민주화는 괜찮은데 재벌 때리기는 곤란하다며, 재벌들을 비호하는 태도를 견지해오고 있고 재벌기업이 제일 피하고 싶어 하는 법인세인상도 반대하는 등, 재벌기업 편향적인 기조를 솔직히 드러낸 바 있지 않은가. 이렇게 시늉만 경제민주화, 말뿐인 경제민주화를 재벌기업이 과연 두려워할까? 천부당만부당한 말이다.

또 하나, 헛웃음 치게 하는 개그를 그동안 역대권력들의 공약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증세 없는 세수확대"가 바로 그것이다. 증세는 세금을 안올리겠다는 말이며, 세수확대는 세금을 더 거두겠다는 말이다. 정확히 반대의 내용을 담고 있어 모순 어법 그 자체임을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증세는 없다면서 세금은 더 거두겠다니, 생각해 보면 그야 말로 개그의 소재로도 탁월하다.

우리사회는 지금 돈이면 말하는 금전만능의 시대, 권력지향의 시대, 선동선정이 인성을 마비시키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여백이 없고 중용이 통하지 않는 흑과 백만이 선택을 강요받는 극단의 시대가 되고 말았다. 
  
우리사회가 이 지경으로 치닫게 한 책임은 우리 모두의 책임임을 깨달아야 한다. 누가 누구에게 할 말이 있겠는가? 입에 침을 튀겨가며 삿대질하며 "네 탓이요!" 할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 모두 "내 탓이요!"라고 할 때 우리사회는 희망의 싹 하나를 틔울 수 있지 않을까. 우리사회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인가? 누구라 탓 할 수 없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차기 통치권자는 경제민주화를 실천할 의지가 분명한 사람이 지도자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 

경제팀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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