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교가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또 다시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에서는 북한이 2월 13일 오전 7시 55분께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의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확인했다. 지난해 10월에도 두 차례에 걸쳐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는 북한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출범 전부터 시위성 도발을 시사해왔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발사에 관해 우리군당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탄생 75주년(2월 16일)을 앞두고서 미국 트럼프 신행정부에 대해 전략도발을 감행한 것으로 풀이하면서 이 발사체가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인지 여부를 정밀 분석 중이다. 

북한은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로 미국을 위협하고 있지만 이 문제는 한반도 안보와도 직결되는 대한민국의 핵심문제인 만큼 우리가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해야 할 안보 현안이다. 특히 대북강공정책을 예고해온 美트럼프행정부에 대한 북한의 도발의지는 올 들어 부쩍 심해지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대륙 간 탄도로켓(미사일·ICBM)의 시험발사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히면서, 핵 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국방력강화를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미국은 즉각 대응했고 미사일발사위협에 경고신호를 보냈다. 

미국을 비롯한 다수국가들은 북한의 도발을 우려하면서 불법행위에 대해 보다 강력하고 현실적인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는 데 동조하고 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美상원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인 ‘코리 가드너’ 의원의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인 핵·탄도미사일개발 가속화는 국제평화와 가까운 미래에 미국 본토에도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문제를 최우선과제로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은 미국뿐 아니라 UN에서도 크게 공감을 얻고 있다.

그런데 2월 13일 오전 7시 55분께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500여㎞의 비행거리로 보아 대륙간탄도탄(ICBM)은 아니며, 무수단이나 노동미사일 개량 형일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했다. 우리정부당국은 ICBM 시험발사 전 단계로 무수단 미사일에 신형 ICBM 엔진을 장착해 발사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노동당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마감단계”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의 탄핵정국에서 한동안 잠잠했던 북한이 다시 군사도발에 나선 것은 트럼프 美행정부를 의식한 행동일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협상국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미국의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무력시위를 해왔다. 

버락 오바마 정부출범 직후인 2009년 초에도 미국 여기자 두 명을 억류하고,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연이어 감행해 한반도정세를 격랑에 몰아넣은 적이 있다. 김정은은 지난해 7차 당 대회에서 핵‧경제 병진정책을 항구적 전략으로 선언한 뒤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에는 응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핵보유국임을 주장하며 핵군축이나 비핵화를 최종목표로 한 핵동결협상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살상용 핵개발과 미사일발사는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반인류적 행위다. 최신기술을 이용한 발사나 ICBM 프로그램의 추가적 개발은 UN안보리결의에 따라 엄격하게 금지돼 있고, UN에서는 북한의 불법행위에 대해 여러 번 제재를 결의하고 실행에 옮겼지만, 북한의 핵미사일도발은 여전히 드세다. 북한의 미사일발사가 대미공략이라 하더라도 우리의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문제이다. 한반도 정세가 위협받는 이 시기에 정국은 조기대선의 향배에 몰입해있으니 이번 북한의 미사일발사가 의미하는 점을 우리사회는 실로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트럼프 美행정부의 대북 강경기조에 맞서기 위해 핵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려는 속셈도 짐작된다. 지금 미국조야에서는 북한위협을 성토하는 강경한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美의회에서는 “북한체제 전복”, “김정일 암살”과 같은 자극적인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외교‧경제압박에 더해 선제공격과 같은 군사대응도 거론되는 마당이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인준청문회에서 북한을 ‘적’으로 규정한 뒤 군사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염두에 둔 ‘새로운 대북접근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제임스 매티스 美국방장관은 “북한핵시설에 대한 타격방안을 보고하겠다”고까지 했다. 새로 취임한 美국방장관이 통상 유럽이나 중동을 첫 해외 순방 국으로 삼는 관례를 깨고 한국을 첫 방문 국으로 선택한 의미도 예사롭지 않다. 

다음 달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까지는 남‧북 간은 물론 북‧미 간 긴장고조가 뻔하다. 이번 훈련에는 미국의 전략무기가 대거 동원되고, 북한의 핵미사일기지에 대한 선제공격을 포함한 작전개념이 처음 적용된다. 

우리로서는 북한이 트럼프 美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오판하지 않도록 한‧미 공조를 굳건히 하면서 대북 압박을 지속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트럼프 美행정부의 대외정책 방향에 대한 혼란과 의구심이 여전하지만 대북 안보에서 만큼은 한 치의 빈틈도 보여서는 안 된다. 

지난 1월 12일 월스트리트 저널지 논설위원 페이스가 한국외교의 표류를 우려하고, 북한이 곧 위기를 일으킬 경우 한국은 대응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이 제안한 한‧미‧일 3개국의 대잠수함합동훈련참가를 거부했다. 

배경에 반일감정의 확산과 미‧일과의 관계강화에 대한 중국의 우려가 있었다고 보인다. 6개월 전에는 한국이 처음으로 미‧일과 3국 미사일방어훈련에 참가했으며, 이후 한‧일 방위정보보호약정을 체결했다. 

그 직후 박근혜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스캔들이 제기됐다. 최대 문제는 한국이 결정대로 THAAD미사일방어 시스템을 배치하는가이다. 차기 대통령후보들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한편 중국은 한국의 화장품의 수입 등을 규제하고 9일에는 중국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을 통과했다.

대권후보자 여론조사에서 선두인 야당의 문재인 등은 THAAD의 배치연기를 주장했고, 대통령이 당선되면 가장 먼저 방북을 하여, 북한에 연간 1.3억 달러를 초래한 개성공단을 재개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미국을 공격할 능력을 가진 ICBM을 발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전에서는 한국을 프리 라이드와 비판하던 트럼프는 대통령선거에서 이긴 뒤 한국을 칭찬하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이 가까운 장래에 위기를 일으킬 경우 한국은 대응할 수 있을까하고 우려했다.
  
한국외교가 표류하면서 미국과 일본 등에게 큰 악재가 되고 있다. 논설에서는 구체적인 예로서 위안부합의를 둘러싼 최근 한‧일 관계악화와 한‧미‧일 대잠수함작전 훈련에 대한 한국의 불참을 손꼽고 있다. 3국 대잠훈련은 북한잠수함능력의 향상이 우려되면서 지난해 12월 한‧미‧일 차관보급 군사실무회담에서 제안된 것이었다.

최대의 문제는 박근혜대통령이 직무정지 중인 상태에서 한국외교의 방향이 개선될 전망이 전혀 없는 일이다. 차기대통령선거는 탄핵재판이 어떻게 될지에 관계없이 올해 12월 19일까지 선거를 해야 한다. 

미국 대선기간은 대북대화에 적극적인 트럼프를 칭찬하는 논평을 내던 북한이지만, 현재는 트럼프의 태도를 떠보고 있는 것 같다. 김정은은 ICBM의 실험을 통해서 여러 가지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ICBM발사에 대해서 트럼프는 즉각 "그런 일은 용서하지 않는다"라고 트위터에 말했다. 또한 美국방장관에 지명된 마티스는 지난 12일 의회인준청문회에서 북한의 ICBM개발에 대해서" 심각한 위협으로 군사적 대응도 선택사항의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의 국내사정은 당장 헌법재판소와 특별검찰관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 중 특별검사 팀은 대대적으로 수사범위를 넓힐 분위기이다. 특검팀은 "뇌물 공여"등의 혐의로 이재용 삼성전자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라 한다. 이는 우리경제에 충격을 주고 다음은 SK, 롯데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외교 표류의 근본문제는 무엇보다 먼저 우리의 국내 상황에 달려있다. 한국 정치가 혼란스럽다. 우리국민 누구나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하지만, 태극기다, 촛불이다, 시위에 참여하고 감정을 겉으로 내놓기만 한다고 해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정치인도 마찬가지이다. 

박근혜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이제 그 운명은 헌법재판소의 수중에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위협에 대처하기위해서는 한국은 불가결한 존재이다. 한국이 그 역할을 하려면 안정된 정치가 필요하다. 안정된 정치기반 위에 한국은 전략적사고, 강군, 미국과의 건전한 관계, 일본 등 주변국과의 더 깊은 관계를 가질 때만이 한국외교의 표류상황은 안정을 찾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상황이 혼란스러워 당분간 한국외교의 표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아무리 원하는 것을 이루고 외교적으로 성공했다 하더라도 국내정치가 안정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따라서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내정치의 안정일 것이다. 우리 모두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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