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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15탄〕왜, 부산·울산·경남지역에서만 바닷모래채취 놓고 싸우나?해양․항만행정 대수술이 필요하다 15탄
“부산·울산·경남지역 바닷모래채취 중단으로 건설사업장 대란 우려”
▲바닷모래 채취광경

부산·울산·경남지역의 건설현장에 바닷모래채취를 어민단체들이 반대하면서 모래공급이 중단되면서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바닷모래채취를 둘러싼 어자원 고갈문제를 거론하고 있는 수산업계와 골재․레미콘업계와의 갈등이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2001년 시작된 갈등은 15년 넘게 계속되고 있지만, 정부는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지 못한 채 한쪽의 희생만을 요구하며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형국이다. 그 사이 어민들은 어자원이 고갈돼 44년 만에 처음으로 어획량이 100만 톤 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어장이 황폐화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고 골재업계는 모래부족으로 공사현장이 중단된다며 맞대응하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16일부터 부산·울산·경남지역에 모래를 60%이상 공급하는 남해배타적 경제수역(남해EEZ)내 골재채취허가기간이 종료되면서 바닷모래 채취 및 공급이 중단됐다. 남해배타적 경제수역의 골재(모래)채취기간 만료를 앞두고 허가기관인 국토교통부가 협의대상 기관인 해양수산부와의 협의과정에서 어민단체들의 반대로 인해 원활한 협의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남해배타적 경제수역에서의 골재채취 중단으로 인해 부산·울산·경남지역에서의 모래가격이 최근 급등했다. 남해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채취한 모래는 ㎥당 가격이 13,000원∼18,000원에 공급이 되었으나 1월15일 이후 바닷모래공급이 중단 되면서, 부족한 바닷모래를 보충하기 위해 원거리인 서해배타적 경제수역(전북 군산 90㎞)에서 부산 등으로 공급되고 있는 모래가격이 25,000∼32,000원/㎥으로 거의 두 배가까지 오른 가격으로 공급되고 있다. 

이마저도 운반거리 등의 문제로 3일에 한 번 밖에 공급되지 않아 충분한 물량이 확보되지 않고 있다. 이로써 바닷모래공급 부족으로 골재업체의 영업이 중단되고, 남해배타적 경제수역 바닷모래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부산·울산·경남지역 레미콘 공장이 지난 2월11부터 생산을 중단했다. 이들 지역 130여개 레미콘 공장 중에 54%인 70여개 공장이 가격급등과 바닷모래공급 부족으로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부산·울산·경남지역 내의 모든 건설현장이 콘크리트타설 작업을 다른 공종으로 대체하여 진행하거나 공사가 중단된 상태에 놓여 있다. 공종을 바꿔 공사를 진행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 바닷모래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경우 조만간 부산 신항 등 대형 국책사업을 포함한 부산·울산·경남지역의 대부분의 건설현장이 중단되는 최악의 사태에 이르게 될 우려가 높다.

부산·울산·경남지역건설현장의 어려움을 타개하고 국가경제로의 사태확산방지를 위해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한국골재협회는 남해배타적 경제수역의 골재채취허가를 우선 승인하여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고, 이후 어민의 피해조사, 보상대책, 대체골재원 등을 마련할 것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정부와 국회 등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어민단체 바닷모래채취 반대 해상퍼리이드 모습

● 어민들 남해 EEZ 모래 채취 반대 해상 퍼레이드

대형선망수협조합원 등 어민과 어선들이 2월 15일 남해배타적 경제수역 바닷모래채취반대 해상 퍼레이드를 벌였다. 이날 어선 100여 척에 바닷모래 채취 반대 문구로 펼침 막을 내걸고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제주도 인근 조업지까지 해상퍼레이드를 벌였다. 이들은 이후 전국 항만과 포구 임항 때에도 이 문제점을 홍보할 계획이다.

그간 어민들은 국토교통부의 바닷모래 채취와 관련해 수산업인 총궐기대회, 탄원서 및 결의문 제출, 호소문 게재, 기자회견 등 강경한 반대를 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건설업계와 골재업계 경영난을 이유로 바닷모래 채취사업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남해배타적 경제수역 바닷모래채취 인근지역인 욕지도 앞바다는 각종 수산생물 산란장 및 어패류 성육장소로 어족자원이 풍부해 황금어장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모래채취에 따른 산란장 파괴로 제주도 일대에 형성되던 고등어 전갱이 등 회유성 어종 조업지가 일본 수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대형선망수협관계자는 "서해지역 등 육지 모래가 많이 있는데도, 국토교통부는 비용문제로 남해배타적 경제수역 바닷모래를 지속적으로 채취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남해배타적 경제수역 바닷모래 채취 허가를 연장하면 모래 채취 해당 해역에서 해상시위 등 강경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왜, 부산·울산·경남지역에서만 바닷모래채취 놓고 싸우나?

남해배타적 경제수역 내 바닷모래채취를 둘러싼 수산업계와 건설업계의 갈등이 깊다. 수산업계는 어획량고갈을 우려, 남해배타적 경제수역의 바닷모래채취 재연장 반대를 위한 해상시위 등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반면 건설업계는 레미콘생산차질로 건설현장의 공기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남해배타적 경제수역 바닷모래채취가 논란인 것은 부산 신항만 건설에 필요한 골재확보를 위해 지난 2004년 골재채취법을 개정하면서 추진됐고, 바닷모래채취허가기간이 종료된 후 두 차례나 연장하면서 수산업계의 반발을 사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부산·울산·경남지역 어민들은 “장기간 지속된 바닷모래 채취로 어류의 산란장과 서식지가 없어지면서 어민들의 삶조차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상황이 이 같은 지경인데도 골재 난을 이유로 바닷모래채취를 계속 추진하려고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바닷모래는 지난 2008년 통영에서 동남쪽으로 70㎞ 떨어진 105 해구에서 처음으로 골재 채취가 허가됐다. 2012년까지 3천520만㎥를 채취할 예정이었으나,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정부가 바닷모래채취허가를 연장하면서 지난해 말까지 채취량은 6천236만㎥로 늘어났다.

당초 국책사업사용을 위한 남해 바닷모래는 민간으로 확대, 부산ㆍ경남지역 건설현장에서 사용되는 모래 대부분이 남해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채취한 것이다. 이 같은 채취로 심각한 어획자원 고갈현상을 빚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남해배타적 경제수역 바닷모래 채취구역인 105해구에서는 지난 2011년 5천286톤의 어획량을 올렸다. 이듬해 3천888톤으로 줄었다가 지난해에는 2천769톤으로 5년 만에 거의 반 토막 수준으로 감소했다는 주장이다. 같은 기간 경남지역의 어종별 어획량을 보면 심각한 어획자원 고갈현상이 더욱 뚜렷하다. 

지난 2011년 1만 1천914톤이었던 고등어는 지난해 7천557톤으로, 15만 1천832톤이던 멸치는 7만 2천873톤으로 줄었다. 참조기는 2천851톤에서 212톤으로 무려 1/10수준으로 떨어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 측은 “바닷모래채취는 단지 골재비용을 낮추기 위한 것에 불과, 회복하기 어려운 어장피해로 이어지는 바닷모래채취는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4대강사업으로 준설토만 4억 4천770만㎥에 달하며, 현장에서 사용하고 남은 모래가 전국적으로 상당량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2015년 6월 기준으로 경기도 여주의 준설토 적치장에 3천500만㎥의 모래가 쌓여있는 것을 비롯해 낙동강, 금강, 영산강 주변에 준설토 7천793만㎥가 있다고 밝혔다. 

● 바닷모래 갈등 해결책은 없나?

부산·울산·경남지역에서 바닷모래가 건설용도로 사용된 것은 2001년 부산신항 조성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부터다. 당시 부산 신항 대상지 매립에 필요한 모래 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에 정부는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단 50㎞ 공해상에서 바닷모래를 채취해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부산 신항 건설공사에 필요한 모래량은 9000만㎥가량이었다. 하지만 욕지도 남단 공해상에서 채취할 수 있었던 바닷모래량은 2420만㎥에 불과했다. 바닷모래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 되면서 2004년 당시 바닷모래를 더 퍼내 부산신항 공사의 지연을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제기됐다. 하지만 통영지역어민들은 "추가적인 바닷모래 반출은 바다 환경을 위협할 수 있다"며 반대에 나섰다.

바닷모래는 당초 국책사업인 부산 신항 공급 용도로만 사용됐지만 건설 경기가 살아나면서 민간사업용으로도 공급해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졌다. 민간 업체들은 잇따라 통영시 인근 공해상에서 바닷모래를 채취하겠다는 허가신청서를 국토교통부에 냈다. 

이에 정부는 2005년 7월 모래수급정상화를 위해 '골재공영관리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남해배타적 경제수역 내 골재채취단지를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는 건교부장관이 골재채취구역을 지정하고, 한국수자원공사가 골재채취단지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골재채취법을 개정했다.

국토부가 내놓은 2016년 골재수급계획을 살펴보면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바닷모래 채취 이유로 "4대강 사업으로 모래 채취가 제한되고 준설토도 소진돼 국지적으로 수급 불안이 예상된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가 바닷모래 채취를 본격화한 계기는 이명박 정부의 대형 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이 본격화되면서부터다.

2010년 8월 정부는 2008년 10월부터 2010년 8월까지로 정해진 남해 EEZ 내 모래 채취 기간을 2012년 12월까지 2년 4개월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엄청난 양의 강모래를 퍼내는 준설작업이 진행된 이후 더 이상 파낼 모래량이 부족해지자 바닷모래로 눈을 돌린 것이다. 

4대강사업으로 막대한 모래를 파냈고 그중 상당량은 전국 곳곳에 쌓여 있지만, 운송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로 업계는 바닷모래 채취만을 고집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조차도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의 모래채취가 제한돼 바닷모래채취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가 4대강공사로 인해 한국수자원공사의 엄청난 경영손실이 발생하자, 이를 보전해주고자 바닷모래채취허가를 내줬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어민들은 즉각 반발했다. 국책 사업용으로만 사용하겠다는 정부의 당초 약속이 또 한 번 깨진 이유였다. 당시 정부는 어민들의 반발을 막기 위해 골재대책협의회를 구성했지만 제대로 회의조차 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는 이후 2013년 1월, 2015년 8월에도 허가를 연장하는 등 모두 세 차례에 걸쳐 바닷모래 채취 기한과 채취량을 늘렸다. 이 과정에서 국토교통부는 전남대 수산과학연구소에 어업피해조사용역을 의뢰했지만, 결과가 '남해배타적 경제수역 바닷모래채취로 인한 어장 피해가 미미하다'고 나오면서 어민들은 반발했다. 

이를 토대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6월 남해배타적 경제수역 바닷모래채취단지의 사업기간을 2016년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연장하자고 해수부에 요청했다. 이후 2월까지만 임시 기한 연장을 했고, 1월 15일 채취허가량을 모두 채워 채취가 중단된 상태다. 

국토교통부가 10년 가까이 바닷모래채취기간 연장을 반복만 했지 대체방안에는 등한시 했다. 그 결과 계속된 바닷모래채취로 어류의 산란장과 서식지 상실로 생태계가 무너진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단지 건설업자와 골재업자의 경영난을 지키기 위해 생태계야 어찌되든 바닷모래채취를 계속 추진하면서 이 같은 상황이 이어져 온 것이다.

정부와 국회는 부산·울산·경남지역 바닷모래채취 중단으로 건설사업장 대란 우려는 물론 계속된 바닷모래채취로 어류의 산란장과 서식지 상실로 생태계가 무너졌다며, 이 지역 어민들에게 피해를 계속 주고 있는 현안에 대해서 근본적인 종합대책을 조속히 마련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별취재팀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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