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방부 런궈창(任國强) 대변인은 "북한이 붕괴한다면"을 전제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을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 국방부 런 대변인은 2월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이 북한의 정권붕괴에 대비한 비상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중국이 국가안보와 주권수호를 위해 안보여건상 필요한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 붕괴에 대비한 중국군의 대응 계획이 있는지? 미국과 이에 대해서 협상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미국기자의 질문에 "중국은 한반도정책은 일관하다"며, 비핵화, 평화안정,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 등 이른바 한반도 3대 견지의 기존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중국은 평양을 향해 통상적인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며, 관련국들에게 긴장을 고조시킬 어떤 행동도 삼가 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화와 협의를 통한 분쟁해결과 비핵화로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지켜야 한다는 단호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런 대변인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국배치와 관련해서는 국가안보와 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기존의 반대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중국은 한국 측이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에 직접적인 근심을 불러일으키는 현안들을 신중히 다뤄주기를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런 대변인은 "북한의 붕괴"라는 표현 대신 "안보환경의 요구"라는 표현을 썼지만, 문맥으로 그가 말한 "필요한 조치"는 유사 시 국경수비강화를 통한 상황관리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기에 따라서는 적극적인 군사개입, 즉 중국군의 북한진입을 시사했다고도 포착되는 내용이다. 

다만 중국이 국방부 대변인의 정례기자회견 같은 공개석상에서 "무력개입"을 선언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런 대변인은 "김정남 피살사건"이후 북․중 접경지역 병력이 증강되었다는 최근 홍콩언론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또 THAAD(고 고도 방어 미사일)의 한국배치에 대한 대응책에 대해서는 "중국 군대는 필요한 준비 끝에 국가안보를 굳건히 지킨다"라고 말했다.

중국 국방부는 홈페이지에 공개한 정례기자회견 기록 및 동영상에서 북한붕괴를 전제로 한 "필요한 조치"와 관련된 발언 부분을 삭제했다. 중국 당국은 기자와의 인터뷰 내용도 민감한 내용은 그동안 삭제하고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런 대변인은 지난해 2월 국방부 신문국 부국장에 임명된 이후 이번 중국 국방부 대변인의 직함으로 기자들 앞에 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라고 한다.

이번엔 김정남 파살 사건으로 북한이 압박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타개책으로는 우리정부를 쥐고 흔드는 게 가장 현명할 것이다. 북한으로선 이 정부를 어떻게 구워삶을지 가늠하고 있을 것이다. 과거처럼 자신의 비위를 맞춰줄 정부라서 몇 번의 으름장만으로도 쉽게 움직일 수 있는 가벼운 정부인지, 자신들의 잘못을 가볍게 용납하지 않을 강경한 정부일지를 파악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그리고 파악을 위한 첫 번째 미끼는 무력도발에 대한 새로운 정부의 대처 자세다. 정권교체기 때 발생하는 도발에 침착하면서도 강경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정권은 임기 내내 끌려 다니는 협상을 할 수 밖에 없다. 

현재 우리정부는 북한의 무력도발에 변함없이 강경대응 하겠다는 태세라 북한이 무력도발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거기에 미국의 도날드 트럼프대통령도 단호하기로 소문나 있지 않은가. 벼르고 있는 우리 군과 미군에게 쉽사리 도발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북한과의 관계에서 입장을 고민하고 있을 그때, 북한의 난데없는 도발은 우리정부를 당혹스럽게 만들 것이다. 이제 시작될 새 정부는 국민들의 평가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국제관계를 비롯해 경제 여파까지 파악하느라 고심하게 될 것이다. 결국 급하게 반박하는 정도의 설익은 대처로 어물쩍 넘어가게 될 지도 모른다.

핵 실험은 땅속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사전에 이를 탐지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또 날씨에 영향을 받는 일도 아니라서 북한에게 유리한 정치적 시점에서 이를 감행할 것이다. 어차피 실행을 결심한 북한으로선 국제적으로 더 구체적인 제재안이 나오기 전에 실행하고 싶으면서도 정권교체기의 혼란을 틈타고 싶은 마음도 클 것이다. 

굵직한 국제적인 사건이 터졌을 때 실험을 감행해 초점을 흐려지도록 때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우리정부는 물론 차기대선으로 새롭게 들어설 정부도 초강력 대응 매뉴얼로 무장한 채 이를 공식적으로 선언, 북한의 어떤 무력도발에도 강경 대응할 입장을 확실히 해놓아야 한다.

아울러 각 국과의 튼튼한 공조관계로 북한의 전면 공격은, 어찌됐든 북한붕괴라는 공식을 확실하게 심어둘 필요가 있다. 식량지원을 모두 끊는 것은 물론, 경제제재에 이어 실질적인 물리적인 조치까지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물론 중국이 반대할 수도 있다. 다만 최근 중국의 강도 높은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에 기대를 걸어봐야 한다. 

중국으로서도 국제적인 룰을 막무가내로 무시하는 북한을 옹호해주기란 더 이상 힘들 것이다. 시진핑 체제가 북한의 핵실험을 중국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어찌됐든 북한의 핵 무장을 원하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는 얘기다. 이를 백분 활용하면 북한에 대한 초강력 제재가 이뤄질 수도 있다.

현재 우리정부는 주변국들과 대응책을 논의해야 한다. 대응책 마련에 있어 그동안 우리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어떤 제재도 북한의 도발을 막아내지 못했다는 점을 우리는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군사적인 필요성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북한의 기만전술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이란 다른 게 없다. 그들의 잘못된 정보에 속지 않는 것일 뿐, 모두가 북한의 미사일발사에 주목하고 있을 때 이번처럼 또 다른 방법을 이용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면? 지난번 미사일 발사 때는 어땠는가. 문제가 발생해 기체를 내려놓는 쇼를 보인 북한이 하루 만에 우주로 쏘아 보내지 않았는가. 모두가 방심하고 있을 때 허를 찌르는 게 그들의 수법이다.

새롭게 꾸려질 차기정부는 반드시 그것을 명확히 인식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도록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방비해야 한다. 아울러 임기 초반부터 강력한 대북대응체제를 천명해 북한의 무력도발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켜내야 한다.

한반도 주변국들인 4대 강국들이 만일 한반도 비핵화가 진정으로 공동의 전략적 목표로 받아들여진다면,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호 호혜적이면서도 독립적인 조치들을 취해나가야 하며, 가능한 이른 시일 내 각국들은 협상을 하게끔 압력을 행사하고 협상의 모멘텀도 쌓아가도록 해야 한다. 

김청현 선임기자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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