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현지시간으로 7일 새벽 지중해의 미 해군구축함에서 시리아 정부군산하 군용비행장을 향해 미사일 59발을 발사한 것은 트럼프 미대통령이 자신의 외교안보정책을 과시한 것으로 읽힌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약 수백 명의 군인들이 주둔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고작 조그만 활주로 2개인 비행장 에 레이시온 토마호크 미사일을 무려 59발을 쏴 초토화 시켰다. 다만 사망자는 군인 7명 안팎에 불과한 데다 발사 몇 시간 전에 러시아에는 발사계획을 알려준 것으로 알려져, ‘속 보이는 노림수를 드러낸 치기어린 힘 자랑'이었다는 게 중평이다.

국제정치학전문가는 "신중하게 기획돼 전략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위치에 미사일을 투하한 상징적인 타격이며, 러시아나 이란 군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고려한 흔적도 역력하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 트럼프의 막가파 외교에 불편한 미소 짓는 시진핑

7일 미‧중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가운데 자칫 전쟁으로 번질 수도 있는 미사일공격을 감행한 트럼프 미국대통령을 바라보는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의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정치 9단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은 드러내는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행위가 무척 불편했지만, 한편으로 ‘미국이 그렇게 마구 행동해도 되느냐'는 표정이 역력했다.

전문가는 "시진핑 주석이 기분이 굉장히 나쁘겠지만, 노련한 정치인이므로 표정관리를 하고 있는 게 역력했다"면서 "시진핑 주석이 먼저 시리아폭격문제를 언급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시종 인상을 쓰고 있는 모습이었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정상회담 와중에 시리아에 미사일공격을 감행한 것은 미국이 중국에게 무역조건조정과 북핵문제에 대한 중국의 전향적인 자세를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됐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나는 마음만 먹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다치고 싶지 않으면 알아서 해'라는 메시지를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에게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 푸틴 러시아대통령 "미 시리아 공습은 주권국 침공, 미․러 관계에 타격"

러시아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린다. 우선 트럼프 미국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군사작전을 지시한 것이며, 미국이 러시아의 동맹인 시리아정부군기지를 대놓고 공격한 첫 사례였기 때문에 미‧러 관계는 냉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 대세다.

국제정치학 전문가는 "미‧러 관계가 우호적으로 재배치될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는데, 서로가 애를 써도 쉽지 않은 마당에 시리아폭격까지 한 것을 보면 재배치가 가능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미국통인 한 전문가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입장에서 부정적인 성명 정도를 내겠지만, 그 이상 할 것도 없을 것"이라며 "미‧러 양국관계는 점차 냉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애당초 로드맵을 그리고 하는 스타일이 아닌 것 같다"면서 "정상회담 한가운데 시진핑 주석의 뒤통수를 친 것을 보면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스타일"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반면, 미국과 러시아가 사전교감 하에 러시아 주도의 ‘아사드 없는 시리아'를 추진하는 한 과정으로 해석하는 전문가도 있다. 한 국제정치학 전문가는 "러시아는 중장기적으로 아사드를 버리고 새로운 정부를 구축하는 승부수를 던질 것"이라며 이른 바 ‘아사드 출구전략'이 미‧러 간 물밑 협력으로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 "아사드 체제 전복 없다"던 트럼프 외교라인…연극이었나!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요즘 국내정치에서 수세에 몰려 뭔가 돌파구가 필요했고,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군사공격은 이런 사정에서 주도면밀하게 준비됐다는 평가다.

전문가는 "국내‧외적으로 말만 하고 행동으로 이어지는 게 없고 되는 일도 없다는 여론이 고조되다보니,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뭔가 보여줘야 할 상황이었다"면서 "정치적으로 너무 궁지에 몰려 있었던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이번에는 실제로 누군가를 때리는 것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았고, 화학무기는 인도주의적으로 심각한 문제이니까 명분도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나 니키 해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아사드 정부를 강제로 하야시키는 것은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닌 것을 보면, 미․중 정상회담 일정이 잡히고 시리아공격은 이미 주도면밀하게 계획된 것으로 분석되며, 공화당 내 매파들의 의견을 준용하면서 정치력을 다지려는 트럼프의 속셈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는 "4월 4일 화학무기살포가 전개되니까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적 목적은 모르겠지만 중요한 변곡점의 계기는 다량살상무기(WMD)를 사용하였던 게 분명하다"면서 "공화당 맥케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등 전통적인 강성 매파들이 계속 주장해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 기적에 가까운 타이밍, 시리아와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통했나?

미 상원 외교위원회소속 공화당 마르코 루비오 의원은 미사일발사 후 미국기자들과 만나 "아사드가 더 이상 자국국민들과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지 못하게, 그리고 러시아가 더 이상 아사드 정권을 돕기 위해 고삐를 풀지 않도록 하기 위한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런데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첫 시험이 미‧중 정상회담이었고, 때맞춰 뭔가 보여주려고 주도면밀하게 준비해왔다면, 지난 4일 갑자기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해줬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타이밍이다.

러시아 언론들에 따르면, 푸틴 러시아대통령은 6일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조사도 진행이 안 된 상황에서 근거 없이 시리아정부군의 소행이라고 혐의를 씌우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을 전했다.

前CIA 간부인 레이 맥거번씨는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군대는 국민, 심지어 테러리스트에게도 그런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 시리아 외부장관의 발언에 주목하라고 밝혔다.

맥거번은 사용된 화학물질에 대해서도 "성급히 판단하기엔 부적당한 게, 그런 건 한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화학무기에 그렇게 민감한 지,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전쟁터로 진군의 북을 두드리는 현지 주류언론들을 믿는지, 아니면 오바마처럼 그의 군사자문역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그러나 "시리아가 금지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면서 "수년전부터 아사드의 행동을 바꿔보려고 시도했지만, 항상 극적으로 실패를 거듭했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 트럼프 미국대통령 헐리우드 액션 외교팀 스타일, 신뢰 어려울 듯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완전 통제 불능인 스타일로 미‧중 정상회담 중에 시리아에 대한 미사일공격을 감행했지만, 같은 방식으로 북핵문제를 풀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는 "여러 이유로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이번 기세를 봐서는 중국이 무역문제와 북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제안에 동의를 안 해주면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으로 밀어붙일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이 오는 4월 15일 태양절인 김일성의 105회 생일을 전후해 6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4월15일(한국시간 4월16일)부터 2박3일 한국을 방문한 뒤 4월 25일까지 일본과 인도네시아, 호주, 미국 하와이를 방문할 예정이다.

7일 마침 군부대를 찾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중국정부에 대해서는 북핵문제해결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계속 지속적으로 요구해야 될 것"이라며 "미국정부에 대해서는 ‘전쟁은 절대 안 된다. 당사자인 우리와 항상 협의해야만 한다는 뜻을 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와 와튼스쿨 동문인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안 후보의 부탁을 들어줄 지는 미지수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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