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와 국민들은 북한 측에서 핵공격을 가할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말했다. 이 상황은 냉전시대 미국상황을 연상시킨다고 FT 칼럼니스트가 논평했다.

최근 북한이 일본, 한국 방향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며 위협이 감지되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에 대비하기 시작했다면서 일본 정부는 국민들에게 전시에 지하벙커나 집 식탁 밑이나, 옷장 안에 최소 이틀간 낙진이 침전될 때까지 숨어 있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많은 일본인들이 식량, 배터리 등 생필품 부족을 겪을까 염려하고 있다며, 현재 일본 식품업계는 별도로 식량 저장 사무실을 구비했고 금융업계는 여러 장소에 자금을 배치했으며 학교들에서는 전시대비 훈련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FT 칼럼니스트는 일본정부의 전시대비상황을 냉전시대 미국과 비교하면서 "일본인들의 '아집'으로 이러한 상황이 세계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만일 미국이었다면 '전시대비 상황' 소식이 이미 전 세계로 확산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계속해서 "일본인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러한 위협을 인식하고 살기 때문에 익숙해졌다"면서 "이것은 마치 미국인들이 해마다 총격전으로 3만 3천여 명이 사망하는 것에 익숙해 진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 일본서 北핵무기위협대비 '핵대피소' 주문제작 인기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일본에서 핵공격 대피소 구매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일본의 방재, 의료기기 제작업체가 만든 '산소실'이 핵공격 시 피난처로 사용될 수 있다는 루머가 인터넷에서 유포되면서 부터다.

이 방재 제작업체의 한 대표인 나오코 오리베 씨는 "일본인들은 지금까지 집이나 직장에 핵대피소를 두는데 큰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공격을 당한 일본은 핵공포를 느껴본 유일한 국가"라고 설명했다. 

2016년 이 회사는 100명 수용이 가능한 기업형 '산소룸'과 13명을 수용할 수 있는 6개의 일반 주택형 주문을 제작을 받았다. 4월 가운데 2개의 대형 핵대피소와 주택형 6개 주문을 받아 이미 연매출 목표치를 달성했다.

오리베 씨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핵대피소 제작 구매를 요청한 상태라면서 현재 북한의 핵도발은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며 벙커를 짓는데 4개월이 소요된다. 공격이 빠른 시일내에 이뤄진다면 벙커 제작을 끝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핵공격에 대비한 벙커를 제작하는 또다른 기업인 이른바 '대피소' 세이티로 니피모토 CEO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자신들만의 강점은 아파트 침실 내에 대피소를 설치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 대피소는 일반 지하벙커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격이 저렴하며 55년 간 이런 핵공격을 목표로 한 간이 대피소를 제작하는 기업은 없었다"고 말했다. 니시모토 씨는 기독교인으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사명감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 2곳의 주거지역에 이미 핵대피소를 제작했다.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에 따라 미국이 선제타격을 거론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핵대피소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실정이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보도에 따르면 일본 시즈오카시에서 방재, 의료기기 업체가 최근 선보인 ‘산소 실'을 핵 공격 시 대피소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SNS)에 산소실이 ‘핵 공격 대피소로 사용되고 있다'는 글이 퍼지자, 지난달 말부터 일본 현지와 해외에서 제품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는 최근 북한의 핵무기문제 등 정세가 악화하는 가운데 사고예방 차원에서 핵대피소를 주문제작하고자 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니시모토 씨는 "전에는 일년에 1개에서 2개 정도의 대피소 제작 주문을 받았지만 현재 4월 12개의 대표소 주문 제작을 맡게 됐으며 500여 문의가 들어왔다. 이 가운데 30명과는 계약 체결 단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대피소나 벙커 제작 가격은 비싼 편이다. 아파트에 대피소를 설치할 경우 1만 8천 달러며 최소 13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지하벙커 제작에는 23만 달러가 소요된다. 

한편, 미국과 일본은 여러 차례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의 시기가 끝났으며, 무력을 통한 문제해결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향후 북한의 핵공격에 대비한 대피소 주문제작에 대한 관심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미국에서도 핵전쟁에 대한 두려움으로 개인벙커건설?

일부 매체에 의하면 미국인들은 핵전쟁이 시작될 까봐 두려운 마음에 핵전쟁에도 무사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중 일부는 ‘개인 소유 지하 벙커를 건설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벙커구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보도는 일부 과장된 것일 수도 있다. 풀 세이프리드 ‘Utah Shelter Systems, Inc.' 기업의 벙커 제작자는 스푸트니크와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개인 벙커를 건설하고 있는 사람들은 미국 전 국민의 1% 미만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세이프리드 씨는 "수많은 기자들이 ‘많은 사람들이 벙커를 건설하고 있나?'라고 물어본다. 그러면 난 솔직하게 ‘아니다'라고 대답해준다. 만약 개인 벙커를 건설하는 사람들이 많았더라면 포드, 크라이슬러, 제너럴 모터스와 같은 대기업들은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고 벙커 건설에 착수했을 것이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벙커보다는 새로운 스마트폰을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세이프리드씨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공습을 피하기 위한 방공호가 건설된 수량으로는 스위스가 가장 많다. 스위스 국민들은 민방위법에 따라 본인 집에서부터 바로 이동할 수 있는 피난처를 소유하고 있어야 하며, 아파트 소유자는 새로운 거주지에 피난처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세이프리드씨는 "스위스에는 피난처건설이 연방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국민 100%가 피난처를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몇몇 피난처를 방문해본 적도 있다. 아울러 러시아에도 수많은 벙커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자신을 위해 건설한 벙커가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난 개인벙커 3개를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평범한 미국인이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저작권자 © 선데이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