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학 이론가 정은광 박사

지난봄에 지인으로부터 결혼한 딸아이의 태어날 날짜를 잡아달라는 전갈이 왔다. 사실 제왕절개를 한다는 것도 그렇거니와 또 날짜까지 잡아달라는 것을 받고 보니 좀 난감했다. 그래서 며칠을 고민하다가 “그래 해보자” 하고 고민을 풀어나갔다.

어차피 잡아줘야 하겠고 주변에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대충 ‘영업비밀?’인지 알려주질 않는다. 그러나 나는 정도를 가야할 사람이기에 시작을 했다. 먼저 태어난 년도와 달도 정해졌다. 그러니 반절은 이미 잡은 거나 마찬가지다. 두 번째는 날짜를 잡아주는 것이다. 

그런데 그쪽에서 말하기를 병원에서 ‘1주일 기간’을 주면서 그 가운데 잡아달라는 부탁이 왔다. 그래서 나는 호재를 불렀다. 더 범위가 좁아지니 사주를 보기가 더 쉬워졌다. 그다음에 제일먼저 남자사주일까, 여자사주일까, 의사가 눈빛을 머라 하더냐? 하고 물어보니 행복한 아이라고 했단다. 

행복을 주는 아이……고민에 빠졌다, 집안에 기둥이 될 아이입니다. 하면 아들이고 행복을 주는 아이면 어림짐작으로 딸일 것이다. 이런 걸 ‘절에 가서 젓국을 얻어먹는 눈치’라고 한다. 여기까지 끝냈다.

정리를 하자면 생년월일까지 정할 수가 있다. 그다음엔 태어날 시(時)를 정하는 것이다. 의사 수술시간은 어떠하냐고 물어보니, 아침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밖에 수술을 하지 않는단다.  그렇다면 밤에 태어날 시간은 없어진 것이다. 이제 태어날 아이가 여자이며 아침이냐 오후냐를 정해야 한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얼까. 그것은 부모에게 덕을 받는 아이일까 아닐까를 먼저 골라야 한다. 부모에게 도움을 받는다면 부모가 좋은 부모를 만나야 할 사주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천을귀인(天乙貴人)’도 만들어야 하고 사주가 골고루 오행을 넣어줘야 하고 태어날 해의 띠가 올해 닭띠닌까. 닭이 배불리 먹고 저녁에 잠자리에 들어갈 오후면 더 좋다.

이렇게 잡아서 ‘생년월시’와 ‘남녀구분’ 그리고 ‘오행의 상생’과 ‘인성(印星)’이 들어가는 초년의 대운(10세에서 25세)까지 만들어주는데, 정말 일주일을 꼬박 조심조심 만들어 주었다.
그때 나는 생각했다. 그래도 혹시 내가 사주를 잘못 만들었다면 어찌할까. 그 아이가 정말 사주명리(四柱命理)대로 살아가지 못하고 갖은 풍파(風波)를 겪게 된다면 어찌되나,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런데 마지막에 그 태어날 아이에 대하여 기도를 해주었다. 나의 간명에 의해 태어나는 아이이기에 제발 예쁘고 훌륭한 아이가 되어서, 이 사회에 너의 꿈을 펼치고 세상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어라. 라고 기원을 해주었다. 

그렇다면 결론을 지어야 하겠다. 제왕절개를 해서 낳은 아이의 사주를 미리 짓는 일이 옳은 일인 것이냐, 아니면 그냥 마음의 위로를 삼도록 하는 사주 짓기이냐, 하는 문제가 생긴다. 나는 단연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래도 좋은날과 좋은 시를 잡아주게 되면 훨씬 태어난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갖게 된다고 …….

왜냐하면 인간은 우주의 기운으로 살아가게 되는데, 그 기운이 하루에도 열두 번 바뀌게 되며 그가 태어날 날과 달이 잘 연결이 되어 조화로운 사주로 태어남이 백번 옳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한겨울에 태어날 아이가 가장 추운 새벽4시에 태어났고 또 뱀띠라고 해보자
그렇다면 뱀은 동면에 들어가는데 그 시간에 무슨 일을 하며 세상에 자기역할을 제대로 하겠는가.

그런 사주는 운명적으로 조용하고 내성적이며, 자기주장이 없는 약한 사주가 될 가능성이 많고 일생에 살면서 생기 없이 조용한 연구원이나 공무원정도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명리학을 공부할수록 더 깊은 이치와 우주의 변화, 음양의 선택 등의 공부를 해야 됨을 절실하게 느낀다.
 

명리학 이론가 정은광 박사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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