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호텔들은 빈 객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관광객은 줄고 있는데, 호텔들의 신축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는 10월 국내 최대 관광호텔 ‘서울 드래곤 시티’가 문을 여는 것을 비롯해 9월엔 강남구 봉은사로에 르메르디앙 서울이 문을 열고, 10월에는 서울 을지로에 노보텔호텔이 개장하는 등 올해에만 서울에 특급호텔이 13곳 늘어나게 된다.

한 해 서울시내에 특급호텔이 10곳 이상 생긴 것은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과 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린 2010년을 빼고는 올해가 유일하다고 한다.

업계에선 신규호텔이 갑자기 쏟아지는 이유가 2012년 7월 도입된 ‘관광숙박시설 확충에 관한 특별법’ 때문으로 지적하고 있는데, 정부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자, 숙박시설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이 법을 작년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했다.

용적률, 건축물 높이, 주차장 등의 기준을 완화해줘 2015년과 지난해 이 법에 따라 새로 허가를 받은 호텔이 30개 정도인데, 올해부터 2020년까지 이들 호텔이 순차적으로 문을 연다는 것이다.

문제는 허가를 받을 때 예상한 것과 달리 문을 열 때가 되자, 호텔 주요 소비층인 외국인 관광객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상반기 방한 외국인은 작년 상반기보다 16.7% 감소했는데, 특히 중국인 관광객이 41%나 급감했다고 한다.

여기다 호텔 빅3인 호텔롯데, 호텔신라, 웨스틴조선호텔 등 국내 주요호텔기업들이 리모델링 경쟁에 나선 것에 대해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호텔롯데는 7월 1일부터 내년 8월까지 1년여 동안 서울 중구 소공동 호텔의 신관 개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있고, 호텔신라도 장충동 호텔 주차장 부지공사를 진행 중인데, 지난해 3월 서울시로부터 한옥호텔 건립허가를 승인 받은 이후 관련사항을 추진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신세계그룹도 호텔사업 강화를 위한 리모델링 계획에 착수했는데, JW메리어트 호텔서울은 내년 초 회원제 헬스장 리모델링 공사 진행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이 호텔은 지난 2012년 신세계 이마트가 센트럴시티 지분 60%를 보유하면서 사실상 그룹차원에서 관리하는 계열사이다. 

신세계의 주력인 웨스틴조선호텔도 브랜드 강화를 준비 중인데, 내년 말 글로벌 호텔 체인 웨스틴과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을 전후해 조선호텔 독자 브랜드로 키워가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고 하며, 부산 해운대 웨스틴조선호텔 리모델링 사업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주요호텔들이 리모델링 사업을 강화하는 이유는 지난 1988년 올림픽을 기점으로 지어진 기존 특1급 호텔들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자 평균 5년마다 진행하던 부분적인 개·보수 작업도 전면 혹은 객실 전반에 걸친 리모델링 추세로 방향이 선회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칫 무리한 출혈 경쟁식의 리모델링 사업이 치킨게임이 될지 우려 중인데, 과도한 리모델링이 경영수익을 더욱 악화시켜 수익구조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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