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대표는 오락가락하고, 소속 의원들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10개월도 채 남겨 놓지 않은 제1야당 자유한국당의 현주소다. 
 
당 대표는 튀는 행동과 막말로 수시로 구설수에 오르고, 소속 정치인들은 ‘당 살리기’보다는 자신들의 잇속 챙기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지역 현안에 적절히 견제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그야말로 사분오열의 형국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지난 8월 16일 박근혜 전 대통령 거취에 대해 기존 입장과 정반대의 주장을 펼쳤다. 그는 대구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은 정치적 책임문제로, 당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며, “유·무죄를 법원에 의존하지 말고, 정치적으로 대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의 이 같은 주장은 자신의 평소 입장을 완전히 뒤집은 주장이다. 홍 대표는 19대 대선 후보 시절이었던 지난 4월 “박 전 대통령은 이미 파면돼 ‘정치적 사체’가 된 분으로, 출당 요구는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사체에 다시 등 뒤에서 칼을 꽂으란 말이냐”고 반문했었다.  

홍준표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같은 당 류여해 최고위원은 8월 17일 “홍 대표 발언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당원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고, 당 소속 한 의원은 “정치자금법 재판을 받고 있는 홍 대표부터 당원권 정지 대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런가하면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을 갖고 논다”며, 홍준표 대표에게 ‘정치적 패륜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하 의원은 “홍 대표는 ‘태극기 부대’가 약해지면 박 전 대통령을 공격한다”며 비판했다.

홍준표 대표는 혁신위원회 출범 당시 위원회에 전권을 주겠다고 했다. 여기서 만든 공천 룰을 그대로 따르겠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홍 대표는 최근 전략공천제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혁신위의 공천 룰에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자 “혁신안은 최고위원회에서 논의해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이런 홍준표 대표의 ‘갈지자 행보’가 계속되자 당 안팎에선 “대표의 임기를 제대로 채울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국당 소속 정치인들의 안일한 현실 인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외부인사 영입을 차단한 상향식 공천 때문에 20대 총선에서 참패했다는 자기반성과 함께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전략공천제 도입이 성사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일부 정치인들이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특히, 상향식 공천제 도입을 주도했던 김무성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이 전략공천 반대를 주도해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김무성계 의원들은 자신들이 다음 총선 때 공천을 못 받을 게 두려워 전략공천을 반대하는 것”이라는 비난과 함께 ‘자유한국당 위기론’이 차츰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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