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분양형 호텔의 인기가 뜨거운 가운데, 수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문 운영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대부분의 분양형 호텔은 높은 확정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확정수익률은 호텔 운영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변동 가능한 것으로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분양형 호텔의 운영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다면 수익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객실 가동률이 현저하게 떨어지게 된다. 호텔 측이 높은 객실가동률을 유지한다면 당초 약속한 확정수익률을 제공받을 수 있지만, 객실가동률이 떨어지게 된다면 사업자 측이 해당 금액을 보증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제주의 한 투자(분양)형 호텔 위탁운영자가 호텔운영권을 셀프 승계하는 등의 계략을 써 시간을 번 뒤 호텔매출을 빼돌려 투자자(수분양자)들의 피해액이 50억 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투자자(수분양자) 대부분은 수익은커녕 자신소유의 호텔방에 접근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호텔 위탁운영자는 지난 2014년 수십억 원대 횡령으로 문제가 됐던 부산 해운대 센텀호텔의 임원진 출신으로 확인됐다. 그는 부산지역 더불어민주당 현직 국회의원 선거캠프출신인사로 국회의원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투자자(수분양자)들 사이에서 영향력을 넓혀 왔다고 한다. 

제주시는 500억 원대 호텔의 셀프승계를 서류만 보고 승인한 뒤 “법적으로 아무 문제없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제주지방법원의 느슨한 건물명도 집행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 호텔은 총 293객실에 총 500억 원가량 투자자가 몰렸다. 호텔은 2015년 7월에 완공돼 3개월 뒤인 같은 해 10월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투자자(수분양자)들은 지난해 1월부터 달마다 연이율 7.75%를 확정지급 받기로 계약됐다. 
   
문제는 호텔이 투자자(수분양자)들에게 수익을 3개월 지급하고, 그 이후부터 중단되면서 시작됐다. 호텔은 투자자(수분양자)들에게 지난해 딱 3개월만 수익을 지급했다. 3개월 이상 수익금 지불 연체 시 위탁계약해지 조건이 계약서에 명시돼 있었다. 

투자자(수분양자)들은 해지보다 대화와 정상화가 먼저라는 생각에 지난해 7월 위탁운영자 조  씨(42)에게 호텔의 운영 상황을 물었다. 조 씨는 “채무가 많다”는 대답만 할 뿐 아무런 자료도 제공하지 않았다. 

● 위탁운영자인 객이 주인행세…주인인 투자자(수분양자)는 확정수익 못 받아 발 동동
   
조 씨는 확정 수익을 내놓지 않으면서 운영 관련 자료조차 공개하지 않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투자자(수분양자)를 대했다. 결국 지난해 10월 투자자(수분양자) 145명은 조 씨에게 위탁했던 객실 209곳의 운영권을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때부터 조 씨는 사내이사 자리에서 해임된 지난 3월 사이 4개월에 걸쳐 ‘개인기’를 부렸다. 
   
조 씨는 지난해 12월 1일 이 호텔 직원으로 있던 이 씨에게 호텔숙박권 판매대행업체를 차리도록 한 뒤 독점판매대행계약을 체결했다. 호텔 예약은 이때부터 판매대행업체로 몰렸다. 자연스레 호텔 매출이 호텔 밖으로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투자자(수분양자)들은 지난 3월 배임혐의로 조 씨를 제주 동부경찰서에 고소했다. 횡령혐의 고발장도 동시에 제출됐다. 조 씨의 개인기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조 씨는 지난해 12월 31일 호텔운영권을 자신이 이사로 있는 또 다른 법인 A 사에 넘긴 뒤 지난 2월 3일 스스로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자신이 해임되더라도 운영권을 유지하려는 의도였다. 문제는 A사의 옛 상호가 ㈜센텀호텔이라는 점이다. 조 씨는 횡령으로 문제가 됐던 부산 해운대 센텀호텔 쪽의 이사 출신이다. 

2008년 6월부터 약 4년에 걸쳐 42억 5000여만 원을 빼돌린 혐의로 해운대 센텀호텔 회장 김  씨(62)는 지난 2014년 10월 31일 징역 4년 6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임원진이었던 박  대표(62)와 김 재무이사(54) 역시 4억 5500여만 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3년 6월을 선고 받았다. 조 씨는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 객이 주인행세 하는데도 제주시와 제주지법 책임회피 
  
제주시는 조 씨의 500억 원대 호텔의 운영권 셀프승계를 손쉽게 승인했다. 숙박업소의 승계 시 필요한 양수도계약서와 법인인감증명서, 도장만 확인했다. 조 씨가 이미 부산에서 투자형 호텔을 운영하다 횡령 등에 휘말려 집행유예까지 받았던 ‘전문 꾼’이었다는 점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수백 명의 투자자(수분양자) 동의조차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다. 
   
제주시 위생관리과 관계자는 “서류만 확인하면 상관없다. 현행법상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 투자자(수분양자)들은 제주시의 무책임한 해명에 반발하고 나섰다. 한 투자자(수분양자)는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하지만 어떤 지방자치단체가 500억 원대 호텔의 승계를 서류만 보고 하냐”며 “제주에 투자형 호텔이 몰리면 열매만 따먹을 생각만 하지 말고 그에 합당한 책임감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투자자(수분양자)들은 호텔을 상대로 명도소송에서 승소하며 호텔소유권을 인정받았다. 지난 4월 28일 제주지방법원 집행관은 조 씨가 점유한 호텔을 투자자(수분양자)에게 돌려주려 호텔을 찾았다. 하지만 이내 “호텔 1층 갤러리 운영업체와 호텔숙박권 판매대행업체, 이벤트대행업체가 호텔 일부를 점유하고 있다”며, 명도집행을 하지 않고 떠났다. 

제주지법 관계자는 “강제집행은 소유가 아닌 점유로 판단한다. 소유자가 원한다고 해서 점유자를 무시하고 집행할 순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호텔 매출은 계속 조 씨에게 빠져 나가고 있다. 조 씨는 투자자(수분양자)들에게 “법대로 하자. 3년이고 5년이고 시간을 끌 수 있다”며 버티기에 돌입했다. 

● 위탁운영자는 부산에서 투자(분양)형 호텔운영 중 횡령죄로 형사 입건된 전력자

조 씨는 자신의 정치적 배경을 활용해 일부 투자자(수분양자)를 꼬드긴 뒤 호텔운영권 일부를 분리해 가려고 온 힘을 쏟고 있다고 알려졌다. 조 씨는 해운대 센텀호텔 사태 때도 투자자들을 임대파와 소송파로 나눠 시간을 끌며 호텔운영권을 유지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조 씨는 부산에 지역구를 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B 씨와의 친분을 자신의 배경으로 활용한다고 알려졌다. 그가 만든 한 서류에서 B의원 지역사무실 팩스 번호가 발견되기도 했다. 실제 지난 총선 때 B의원 선거 캠프에서 활동한 조 씨는 B의원과는 부산외국어대 동문이자 동네 친구라고 한다. 

B의원은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조 씨와 오랜 인연을 가지고 있고 선거 때 도움을 받긴 했지만 이 사업과 난 아무런 연관이 없다. 지역사무실을 오가다가 팩스만 사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호텔 293개 객실 가운데 조 씨와 위탁운영을 해지한 객실 209개 투자자(수분양자)들은 자신들의 방조차 확인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호텔에 들어가면 조 씨가 영업방해라고 투자자(수분양자)들을 경찰에 신고하기 때문이다. 일부 투자자(수분양자)는 제주 동부경찰서에 소환돼 조사까지 받았다. 지난 7월 호텔 관계자는 호텔방을 내달라는 한 70대 투자자(수분양자)에게 “새로 호텔운영권을 양도 받은 A사와 계약서를 써야만 방을 내준다”며, 호텔로비에서 자도록 했다. 
   
이와 관련 조 씨는 “돈을 빼돌리려고 시도한 적이 없다. 제주 전체 호텔방이 50%도 안 채워지는 최악의 상황이다. 제주 경기가 죽어 있는데 그렇게 빼먹을 돈조차 없다”며, “B의원 지역사무실로 팩스를 받은 적 있다. 하지만 이 일과는 아무 관련 없다. 팩스를 받을 곳이 없어서 팩스기계만 사용했을 뿐이다. 그 외에 의혹은 경찰조사 등에서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 투자자(수분양자) 대부분은 자식들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노후자금 투자

투자자(수분양자)들은 현재 계속되는 대출이자에 시달리고 있다. 투자자(수분양자) 대부분이 객실 당 투자한 평균 1억 7000만 원 가운데 1억 원가량을 대출로 채운 탓이다. 대출 받은 1억 원과 자신의 노후자금 7000만 원을 합쳐 투자한 뒤 자식들의 부담을 덜어보겠다던 노인들의 꿈은 매월 빠져 나가는 이자와 함께 타 가슴을 새까맣게 멍들이고 있다. 

분양형 호텔이 '틈새'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떠오르면서 일부 업체들이 고수익 8%를 보장해준다며 과장 광고와 사기분양을 해 이를 믿고 투자를 한 수분양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제주지역의 경우 중국인방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부동산시장 활황까지 겹치면서 제주지역에는 분양형 호텔 시장이 그동안 매우 뜨거웠다. 

시행사들은 장기간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강조했지만, 숙박업체 과열경쟁과 사드배치로 중국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시장이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에서 처음으로 제주에서 처음 투자를 한 수분양자들과 법정분쟁으로 이어지고 있어 도미노처럼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분양형 호텔 경매 제주서 첫 등장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는 최근 제주지방법원 경매법정을 통해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동 오션팰리스 호텔 14개 객실이 경매로 나왔다고 밝혔다. 분양형 호텔이 법원경매로 나온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14개 물건 중 13건은 현재 오션팰리스 대표로 등재되어 있는 A씨의 소유이며, 나머지 1개 호실은 다른 수분양자로 추정되고 있다. 

경매 물건은 전용면적 54~77㎡이며 감정가는 층 및 면적에 따라 2억4900만원에서 3억9800만원 사이에 형성됐지만 1차 유찰로 다음 경매는 최저입찰가격이 30% 떨어진 상태에서 오는 28일 진행될 예정이다.

지지옥션은 제주는 물론 전국적으로 분양형 호텔이 많이 공급된 만큼 앞으로 경매물건도 자주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 고수익 보장 분양형 호텔 맹신 말고 면밀히 분석해야

제주지역은 관광객 급증과 부동산가격 급등 등이 맞물리면서 두 자리 수의 고 수익률을 보장할 수 있다는 이유로 분양형 호텔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제주지역에서 운영 중이거나 판매예정인 분양형 호텔 객실 수는 2014년 7000여실에서 올해는 1만실이 넘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분양형 호텔은 일반 오피스텔이나 주택과 달리 부동산가격과 함께 관광객증가 및 동종업계 간 경쟁 등 관광시장 환경변화에 민감한 사업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분석한 결과, 분양형 호텔 가동률 65%에서는 수익률이 5.1%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이는 시행사들이 제시하는 확정수익률(10∼12%)을 크게 밑도는 것이다.

더구나 제주지역 전체 숙박시설 객실 수는 지난해 4만3869실에서 2018년까지 5만8515실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객실수요는 공급에 따라가지 못하면서 객실가동률은 2015년 67.7%에서 2018년 63.4%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주지역 분양형 호텔 수익률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어, 제2, 3 필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고수익 보장 분양형 호텔 투자 시 주의보

문제는 일부 시행업체들이 최근 초저금리기조와 주택시장 침체를 틈타 분양호텔 공급에 집중하면서 과잉열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들 시행업체들은 무엇보다 분양판매를 위해 일반 투자자들을 현혹시키는 과장된 광고와 무책임한 수익보장 조건을 내걸고 있어 선량한 피해자들이 점증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분양형 호텔에 투자해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몇 가지 유의사항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전문가는 조언했다.

첫째, 분양형 호텔은 일반 숙박업에 해당되어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호텔처럼 관광진흥법에 적용되지 않을 뿐 아니라, 등급을 매길 수 없기 때문에 분양형 호텔로 판매하면서 등급, 특급호텔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면, 이는 일반투자자를 현혹시키고 속이는 사기성 광고일 뿐이다. 따라서 등급과 특급호텔 명칭을 강조한다면 각별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둘째, 분양형 호텔의 판매를 위해 신문이나 전단지에 광고를 내면서 실제와 다른 주변 환경, 입지여건, 상권분석, 유동인구 등의 자료를 내세우는 경우가 많으므로 일반투자자들은 분양 받기에 앞서 반드시 현장답사를 통해 진위성 여부를 직접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셋째, 분양형 호텔의 판매광고 문구를 유심히 살펴보면 보통 연 10~13%대의 높은 투자수익률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현실성이 없는 공실 0% 및 대출에 의한 레버리지효과(지렛대효과)를 과대 반영한 수치에 불과한 경우라고 보면 된다고 지적했다.

넷째, 분양형 호텔의 판매광고 문구 중 확정수익률 연 10% 보상, 확정수익률 연 12% 보장 등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분양판매를 위한 미끼상술로 보통 1년 이하의 기간을 보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시행업체의 입장에서는 설령 1년간의 수익률을 보장해준다고 하더라도 고가에 분양판매하면 전혀 손해가 없는 장사이니 이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한다.

혹 1년 이상의 장기간 걸쳐 확정수익률을 보장한다는 문구가 있다면 이는 보장한다는 회사가 유령 시행사 또는 자금력이 없는 분양대행사이거나 보장계약서 이면에 단서문구 ‘제반비용을 호텔운영업체가 필요시 자의적으로 공제할 수 있다’는 등을 삽입하여 자신들의 책임을 합법적으로 빠져 나갈 수 있도록 해놓은 경우가 태반이라고 한다. 위의 사례 같은 제주 500억 원대 투자형 호텔의 경우 이 같은 경우가 아닌지 추정해 볼 수 있다. 

다섯째, 분양형 호텔은 일반적인 부동산 매물이 아니므로 일반투자자가 매각을 원하더라도 공인중개사의 거래대상이 아니므로 일반부동산 중개업소를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환금성이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조언했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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