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개발된 기동헬기 '수리온'헬기에 대해 감사원이 수리온 헬기의 안전성 문제 등을 들어 전력화 중단을 통보했으나,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전력화를 계속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28일 전해졌다.

수리온은 우리 군의 노후 헬기인 500MD와 UH-1H 기종을 대체하기 위해 유로콥터와 합작 개발한 한국형 기동 헬기이다.

수리온 이전 우리 군의 주력 헬기는 AH-1S 공격 헬기, 500MD 헬기, UH-1H 헬기였다. 이 기종들이 노후화되면서 신형 헬기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한국형 다목적 헬기 사업'이 추진되었다. 

이 사업에서 기동 헬기, 정찰 헬기, 공격 헬기를 함께 개발하는 사업안이었지만 2004년에 전면 재검토되어 기동형 헬기만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한국형 기동 헬기 사업'으로 변경되었다.

군 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날 “방위사업청이 수리온 헬기를 운용하고 있는 육군의 입장을 받아들여 감사원이 제기한 안전성 문제가 대부분 해소됐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방위사업청은 당초 감사원에 수리온 헬기 전력화 중단 통보에 대한 재심의를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논란만 커지는 등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

국방부도 수리온 헬기의 전력화 계속 여부를 오는 8월 31일 국방부 전력관리실장과 민간전문가 등이 참석하는 ‘수리온 동계 비행 안전성 관련 민군 전문가 토론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토론회에서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한 후 그 결과를 다음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해 수리온 헬기의 전력화 계속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감사원이 제기한 안전성 문제가 대부분 해소됐고, 육군 공중전력 운용을 고려할 때 수리온 헬기 전력화를 중단할 수 없다는 게 육군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방위사업추진위원회가 감사원 통보를 따르지 않는 것에 대해 나중에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결정된 내용이 국무회의에 보고돼 재가를 받는 형식으로 마무리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달 27일 감사원이 제기한 수리온 헬기 체계결빙 문제에 대해 항공기 개발 시 체계결빙능력은 필수가 아닌 옵션이며 ‘착빙지역 의도적 비행금지’ ‘착빙조우 시 신속히 이탈’ 등 결빙과 관련한 교범대로 운항하면 비행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달 17일 체계결빙 등의 문제로 수리온 헬기가 비행 안전성을 갖추지 못했다며 방위사업청에 수리온 헬기 전력화 중단을 통보한 바 있다. 

수리온 헬기개발 사업에는 약1조 3,000억 원의 개발비가 들어갔다. 수리온 개발 사업은 2006년부터 방위사업청과 지식경제부의 공동주관으로 진행되었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체계개발을, 국방과학연구소가 군 전용 핵심 구성품 개발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민군 겸용 구성품 개발을 맡았다.

이와 관련해 방위사업청 헬기사업 담당자 등 2명이 강등을 요구한 감사원의 징계처분 요구에 반발해 재심의를 요청한 상태다.

피감기관이 감사원의 감사결과 통보를 따르지 않더라도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은 없다. 정부기관들 간의 쟁의가 벌어지고 있는 사안인 만큼 이번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국회차원에서 집중 국정감사나 국정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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