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건강보험료율이 2.04% 인상돼 직장인 월평균 1966원 오른다. 보건복지부는 29일 건강보험 정책 최고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내년 건강보험료율을 2.04%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조정으로 직장가입자의 보험료율은 6.12%에서 6.24%로 올라 본인 부담 월 평균 보험료는 10만276원에서 10만2242원으로 1966원이 인상된다. 지역가입자는 세대 당 월평균 보험료가 8만9933원에서 9만1786원으로 1853원 인상된다.

올해부터 보험적용범위와 대상을 확대하는 ‘문재인 케어’가 본격 가동된다는 점에서 건강보험료 인상은 이미 예견됐었다. 정부의 건강보험 정책기조가 ‘적정부담-적정 급여’에 맞춰져 있고 내년 7월부터 저소득층의 보험료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부과체계가 개편되기 때문이다.

보험료에 영향을 주는 수가도 많이 올랐다. 건강보험관리공단은 지난 6월 의사협회와 협의해 의료서비스 제공기관에 지급하는 수가를 평균 2.28% 올리기로 합의했다.

이번 보험료 인상은 2012년에 2.8%를 인상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보건복지부는 2013년에 1.6%를 인상했으며, 지난해에는 0.9%까지 보험료 인상률을 1% 안팎에서 관리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동결했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차질 없이 이행하면서도 건강보험 재정의 중장기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선에서 보험료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9일 ‘문재인 케어’를 발표하면서 가계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 수준에서 2007~2016년의 평균 인상률 3.2%에 맞춰 요율을 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건강보험료는 최근 10년 동안 2009년과 2017년 두 차례를 빼고 매년 올랐다. 지난해에는 적립금이 20조원을 넘어서 8년 만에 보험료가 동결됐다.

6년 만에 가장 많이 인상된다지만 한국의 건강보험료는 ‘사회보험’ 방식을 택한 다른 나라들보다는 여전히 낮은 편이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독일의 보험료율은 15.5%, 프랑스는 13.55%, 일본은 10%다. 보험료가 싼 만큼 한국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63.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80%에 훨씬 못 미친다. 

정부는 2022년까지 보장률을 7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러려면 5년간 30조6000억 원을 투입해야 한다. 보험료율이 6.12%였던 지난해 건강보험 수입은 보험료와 정부지원액 등을 합쳐 총 55조7195억 원이었다. 

보험료율이 올라가고 정부지원도 늘면 내년도 건강보험공단 수입은 6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문재인 케어’를 시작할 기반은 마련되는 셈이다. 

한편, 보험료 인상에 관해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논평을 내고 “획기적 보장성 강화 없는 보험료율 인상은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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