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가 사업가 옥덕순 씨로부터 사업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현금과 명품가방 등 6000만 원대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31일 제기돼 바른정당 내부 분위기가 술렁거리고 있다고 한다. 

당사자인 이혜훈 대표는 사실무근이고, 관련보도에 대한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혜훈 대표를 중심으로 한 바른정당의 구심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보수대통합 등 물밑에서 부글거리던 정계개편의 문이 열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혜훈 대표는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수시로 연락해 개인적으로 쓰고 갚으라고 해 중간 중간 갚기도 하고 빌리기도 하는 방식으로 지속하다, 오래전에 전액을 다 갚았다”며, “물품은 ‘코디 용품’으로, 일방적으로 들고 왔고, 구입 대금도 모두 오래전에 전액 지급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돈을) 다 갚았는데도 무리한 금품요구를 계속해 응하지 않았고, 결국 언론에 일방적으로 왜곡하여 흘렸다”고 말했다.

이혜훈 대표는 경기도 파주에서 열린 당 연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도를 갖고 접근해 온 사람을 분별하지 못하고 제대로 차단하지 못해서 생긴 일”이라며 “저의 사람 보는 눈에 대해서 많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YTN은 이날 ‘이혜훈 대표가 20대 총선에 당선될 경우 사업 편의를 봐주겠다고 해서 현금·명품가방 등 수천만 원대 금품을 제공했다’는 사업가 옥덕순 씨의 주장, 이혜훈 대표가 옥덕순 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등을 보도했다. 

당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낡고 부패한 보수와 결별하겠다고 주장했던 바른정당으로서는 사건의 진위여부를 떠나 당 대표와 관련된 논란이 야기된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 게다가 금품을 제공받고 편의를 봐준 것은 사실이 아닐지라도, 이혜훈 대표가 현금을 빌렸던 사실은 인정한 상황이다.

보수야권은 정치적 파장을 주시했다. 특히 ‘자강론’을 고수했던 이혜훈 대표에 타격이 가해진 만큼 물밑에서 오가던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론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게다가 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과 친박 인사들의 인적 청산을 이르면 조만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바른정당 10여명의 의원들이 당내 구심력 약화와 친박 청산 등을 명분삼아 한국당과 합칠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혜훈 대표는 ‘보수 통합론이 나오는 시점에 (사건이) 터졌는데 의도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제가 진실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질문에 대답하면 또 오해를 받을까봐 그 부분은 답을 안 하겠다”고 했다. 

● YTN보도에 대한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측 입장 밝혀

제보자 옥덕순 씨와의 관계는 정치원로를 통해 언론계·정치권 인맥이 두터운 동향인데 자원해 돕고 싶다며 접근해와 알게 되었다고 한다.

금전과 관련해서는 수시로 연락해 개인적으로 쓰고 갚으라고 해 중간 중간 갚기도 하고, 빌리기도 하는 방식으로 지속되다 오래전에 전액을 다 갚았다는 것이다.

물품과 관련해서는 코디용품이라며 일반적으로 들고 왔고, 구입대금 모두 오래전에 전액 집급을 완료 했다고 한다.

청탁용 소개와 관련해서는 소개했다는 두 사람은 연결한 적도 없고, 더구나 청탁한 일은 전혀 없으며, 오래전에 다 갚아는 데도 무리한 금품요구를 계속해 응하지 않았고, 결국 언론에 일방적으로 왜곡하여 흘렸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옥덕순씨에 대한 법적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혜훈 대표 측은 제보자 옥덕순 씨는 1991년 4월 24일자 중알일보 강남통신 보도기사에 따르면 ‘광고권 미끼 4억여 원 사기’라는 제목으로 보도됐다며, 당시 관련기사 내용을 공개했다. 

당시 보도는 “서울지검은 24일 강남일대의 도로교통안내판 광고권을 넘겨주겠다고 속여 소개비 및 설치비 4억 5천여만 원을 가로챈 광고물 제작설치업체 청송기업대표 옥덕순씨(39·여·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사기혐의로 구속했다”라는 기사를 공개했다. 

또한 이혜훈 대표 측은 “옥덕순씨는 사기전과범이다”며, “이는 명백한 허위보도로 오늘 고발장을 접수합니다”라면서 당시 보도된 인터넷에 실린 기사내용 자료를 캡처해 공개했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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