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일각에서 조차 “핵 무장론”이 부상하고 있다?

임계점을 넘어버린 북 핵 위기로 인해 줄곧 ‘한반도 비핵화’를 당론으로 유지해온 민주당에서 조차 오랜 ‘금기’가 깨지는 모양새다. 북한의 6차 핵실험을 계기로 여권에서도 전술핵무기 재배치나 독자적 핵무장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한반도 안보위기를 해소할 해법으로 전술핵을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과 잇따른 무력도발이 이어지자 “우리도 핵을 통해 북한에 대응해야 한다”는 ‘핵무장론’이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가능성 여부를 떠나 ‘전술핵’을 뛰어넘는 주장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종걸 민주당 의원은 “한·미와 북한이 협상할 때 북한은 핵보유국이고 우리는 아니라면 균형이 맞지 않아 결국 대화도 못하게 된다”며, “협상을 위한 균형을 갖추는 여러 수단 중 하나로 전술핵 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가하면 김성곤 전 민주당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평화를 위해 한국도 핵무장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 안보리의 북한 6차 핵실험에 대한 추가 제재안이 예상대로 별 소득 없이 끝이 났다. 의미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게 만드는 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김정은이 국제제재에 대한 자신감만 갖게 만들었다. 미국은 원유공급의 전면중단을 요구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중국과 러시아에 같은 요구를 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김정은 정권을 지키는 쪽에 섰다. 북 핵을 없애자고 북한정권을 무너뜨릴 수 없다는 의미다.

우리는 그동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등장으로 유엔에서 무언가 실효적인 변화가 있으리라는 기대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북한을 옹호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벽 때문에 북핵 제재 수단으로 원유공급 전면 중단 등 국제제재는 물 건너 간 것이 더욱 분명해졌다.

이제 김정은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와 필요할 경우 폭발 위력을 더 높인 7차 핵실험까지 마치고 미국과 담판하려고 들 것이다. 북한은 미국과의 담판을 할 때 한·미 동맹종료와 주한미군철수를 거론 할 것이다. 대한민국 5000만 국민이 핵을 가진 폭력집단의 위협 아래 놓여 있으나 국제사회는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는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북한은 핵 때문에 국제사회 제재로 북한이 고립무원이라고 하지만, 현실적 안보위협 면에서는 우리가 더한 고립무원일 수도 있다. 대북제재는 장기적인 인내를 갖고 끝까지 추진해야 하지만, 핵 인질이 된 우리 대한민국국민을 지킬 현실적 대책을 세우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우리국민들의 자위권 보호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문제다.

최근 미국 정계와 군에 커다란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존 매케인’ 미국상원군사위원장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검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몇 달 전에만 해도 그는 한반도의 전술핵배치를 명시적으로 반대했었다.

그러나 북한의 6차 핵실험 후 입장을 바꾼 것이다. 왜 그랬을까? 한마디로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트럼프 미행정부가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미국 발 보도가 나온 데 이어 미국의회에서까지 최근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될 것이라고 한다.

이제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미국 내 부정적 입장은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차지에 우리정부가 미국에 논의를 제안하면 전술핵 재배치는 구체적 단계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만 고수해 왔다. 그러나 계속 앵무새 같은 말만 반복할 때가 아니다.

이미 북한이 핵을 보유한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북한 비핵화 명분이 없어진다’는 말은 의미가 없어진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현시점에서는 허망한 말장난에 불과하다할 것이다. 김정은은 핵보유국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끝장 제재라던 유엔제재가 사실상 별무 소득이 없는 것도 보았다.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 명백한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핵은 핵으로만 억지할 수 있다’는 진리를 따라 당장 전술핵 재배치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최근 민주당 일각에서 조차 일고 있는 군사력 균형을 회복해야 대화의 협상테이블에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때이다. 우리는 북한으로 하여금 핵개발이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시킬 때만이 의미 있는 대북대화가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주한미군에 배치돼 있었던 전술핵은 1991년 9월 당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핵무기 감축 선언에 따라 모두 철수했고, 노태우 정부는 1년 뒤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했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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