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로병사는 막을 수 없다. 지금까지 태어난 모든 사람은 늙고 병들어 죽었다. 이것보다 확실한 명제는 없다. 인간의 수명에 관심을 갖는 이유이다. 인간은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 천수를 누린다는 것은 몇 살을 의미하는 걸까?

성경에 나오는 창세기시대 사람들은 대개 950년 전후를 산 것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의학계에서는 역사상 요즘처럼 사람들이 오래 살아본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 

통계청, 국민연금공단, 건강보험공단, 대한노인 단체협의회, 한국보험협회 등이 공동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령별 인구수를 헤아려보니 우리 여생이 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저며 올 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한 연령 당 평균 61세~65세 평균 37만 명, 66세~70세 평균 32만 명, 71세~75세 평균 28만 명, 76세~80세 평균 14만 명, 81세 9만8천명, 82세 9만1천명, 83세 7만6천명, 84세 6만5천명, 85세 5만2천명, 86세 3만7천명, 87세 3만2천명, 88세 2만7천명, 89세 2만4천명, 90세 1만6천명, 91세 1만3천명, 92세 9천8백 명, 93세 7천3백 명, 94세 5천1백 명, 95세 3천9백 명, 96세 2천6백 명, 97세 1천8백 명, 98세 1천7명, 99세 648명으로 나타났다.

현재 나이가 68세면 70세까지 생존 확률은 86%, 75세까지 생존 확률은 54%, 80세까지 생존 확률은 30%, 85세까지 생존 확률은 15%, 90세까지 생존 확률은 5%라고 한다. 즉, 90세가 되면 100명 중 95명은 다 저세상으로 가고, 5명만 생존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80세까지 산다고 하면 100명중 30명만 남고 다 저세상으로 가고 없다는 결론이다.

지금 내 나이가 60∼70대라면 80이란 나이는 우리 앞에 길어야 겨우 20∼10여년뿐이 남지 않았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친구들과 만났을 때 인색하지 말고 친절한 배려 속에 웃음의 대화를 나누며, 김치 찌게에 소주 한잔하며 옛 우정을 나눴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 친구들을 제대로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 통계보고 밥맛없으면 안 된다. 더 열심히 살고 더 행복하고 반갑게 자주 보고 또 보고 살기를 바란다.

● 인간의 수명은 어떻게 늘어 왔을까? 
문화 인류학에서는 지금으로부터 기원전1500-2000년 전에 청동기를 사용하면서부터 실제적인 현재의 인류가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시대적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그 이전 원시시대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대개 10세 전후였을 것으로 추정하며, 그 후 점차적으로 문명이 발전과 함께 인간의 수명도 늘어, 예수님이 탄생했을 때의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20세 전후정도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즉, 평균수명이 10세 전후에서 20세로 증가하는 데 몇 백 년이 걸렸다는 이야기인데, AD19세기 당시 선진국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40-45세 사이에 있었다. 즉, 20세에서 40세로 증가하는 데 1900년이 걸렸다는 이야기다.

그 후 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평균 수명을 급속도로 증가하였으며, 우리나라 또한 1945년 해방 당시 35세 전후의 평균 수명에서 현재 70세 정도, 선진국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80세 정도라 생각할 때, 40세에서 80세로 늘어나는 데 불과 100년도 걸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기적에 가까운 급속한 수명의 증가라 할 수 있다. 이렇듯 우리는 평균수명이 엄청나게 길어지고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러나 이를 실감 있게 느끼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 평균수명은 왜, 이렇게 늘어나는가? 
원시시대에는 현대처럼 많은 질병은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 원시시대 사람들의 주된 사망원인은 의식주의 미해결로 인한 영양부족, 악천후(가뭄, 더위, 추위, 홍수 등), 야생동물과의 싸움, 사고, 독초, 독충 등으로 사망했을 것이다. 

특히 신생아 및 영아사망률이 대단히 높았을 것이다. 그 후 지금으로부터 8000여 년 전에 농사짓는 법을 터득하고 나서 원시시대를 마감하게 되었으며, 이어 인구가 증가하고 도시화, 산업화하면서부터 전염병으로 사람들은 고통을 받고 사망하게 되었으나 과학의 발전으로 전염병에 대처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또한 의식주도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가지고 생활하게 되었다. 그러한 노력으로 인간의 수명도 지금처럼 오래 살지는 못했지만, 평균수명은 서서히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부분의 전염병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 1980년대 이후라고 생각할 때 우리나라 사람들이 요즘과 같이 오래 살 수 있게 된 기간은 불과 20여 년 밖에 되지 않는다. 즉, 전염병의 효과적인 관리로 지난 20년 사이에 평균수명이 갑자기 2배로 증가한 것이다.

● 수명은 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날 것인가?
다음의 몇 가지 이유로 사람은 대개 120세 까지 살 수 있다고 의학계에서는 생각한다. 첫째, 다른 동물들의 수명을 관찰해 본 결과 대개 성장기간의 6배가 정해진 수명이라고 할 때, 사람의 성장기간을 20세라고 하면 20X6=120이 된다. 

둘째. 노화의 특징 중에 하나는 세포수가 줄어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면역세포수가 줄어 우리 몸을 지탱할 수 없을 정도로 줄어들 때까지의 기간을 조사해 보면 약 120년이 나온다고 한다. 

셋째, 성경의 창세기(창세기 6장 3절)에 사람의 수명이 120년으로 표시되어 있다는 것을 드는 사람도 있다.위와 같은 견해로 평균수명이 120년이라고 보면 아직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40 -50년을 더 살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즉, 현재의 평균수명의 증가 경향을 볼 때 현재 30대에 있는 사람들은 특별히 무절제한 생활을 하지 않는 한 대개 100세 전후를 살 것으로 예상되며, 40-60세나는 사람도 건강관리를 잘 하면 90세 이상을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의학의 발전은 사람의 수명을 더 연장시킬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이다. 현재 두 가지 큰 연구 흐름이 있다. 첫째, 노화를 결정하는데 관여하는 유전인자(geronto-genes)들을 찾아냈으며, 이 유전인자를 조작함으로서 수명을 연장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현재 초등동물에서 수명을 실제로 약 30% 증가시키는데 성공하고 있다. 이 연장을 사람에 적용하면 120세에서 160세 까지 늘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유전인자의 조작을 통해 앞으로 사람의 수명을 훨씬 더 연장하는 방법을 강구해 낼 수 있을 것으로 학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둘째, 사람의 정상 체세포는 일정한 회수로 분열하고 사망하는데(Hayflict`s limitation) 암세포는 아무리 분열해도 죽지 않는 이유를 구명하다 새로운 사실을 발견해 냈다. 즉, 암세포는 텔로메레이스(telomerase)라고 하는 효소를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만일 이 효소를 활용하면 사람의 체세포도 거의 한없이 분열해 가면서 아주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착안하고 연구하고 있다. 이렇듯 연구자들은 앞으로 언젠가는 사람을 거의 영원에 가깝게 또는 아주 오래 살 수 있는 길을 반드시 찾아 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이에 반하여 많은 인문사회 과학자들은 우리사회는 사람들이 오래 사는 것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기 때문에 수명의 연장은 자연에 맡겨야 하지 인위적으로 촉진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인간의 수명이 늘어난다는 것이 꼭, 좋은 일은 아니다. 고령화사회, 노령사회에서 어떻게 행복하게 살 것인가? 고민해야 할 때이다. 외롭고 아프게 오래 사는 것을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간은 호기심을 잃는 순간 늙는다’고 한다. 호기심 많은 노인들은 늙은 청춘이다.

김쌍주 주간  sundayky@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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