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13일 치러지는 전국 동시지방선거가 7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초부터 각 당이 경선 모드로 접어든다는 점에서 예비주자 움직임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특히 충남은 여야 현직 국회의원들 행보에 따라 선거 판도가 한바탕 큰 요동을 칠 것으로 보인다.

민선 7기 지방선거가 25일을 기해 ‘D-200’에 돌입했다. 내년 6월 13일 치러질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정확히 200일 앞으로 다가온 것으로, 이번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향후 4년을 함께할 지방정부 수장을 선출함은 물론 세종시의 행정수도 완성, 지방분권과 직결된 헌법 개정이 동시에 추진돼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의미가 있다.

충청권에선 두 현직 단체장의 불명예 퇴진과 함께 충남 홍성 출신인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마저 롯데홈쇼핑 재승인 로비 의혹으로 중도하차하면서 “왜, 충청도만 갖고 그래”라는 볼멘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현재 70%대의 높은 지지도를 기록하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과연 200일 뒤 충청도 민심이 ‘공감’과 ‘반감’ 중 어느 쪽으로 기울지, 당정의 적폐청산 기조가 순풍에 돛을 달지, 역풍에 직면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충남에서는 차기 여권의 대선주자 반열에 오른 안희정 도지사가 3선 도전에 나서게 될지, 아니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로 방향을 전환하게 될지, 안 지상의 선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친문세력의 틈바구니를 헤집고 친 안희정 세력이 얼마만큼 영향력을 확대할 것인가가 여권 내 권력투쟁과 맞물려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충남도지사 선거에 도전 의사를 피력한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도 친안계와 범친문계에 발을 걸치며 몸값을 높여가며 지방선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현재 충남지사 후보로는 박수현 대변인 외에 민주당에선 양승조 의원, 나소열 청와대 자치분권비서관, 복기왕 아산시장이 거론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의원(4선. 천안병)은 충남지사 출마를 사실상 굳힌 상태다. 

이런 가운데 충남지사 출마를 타진해 오던 전종한 천안시의회 의장은 양승조 의원 지지를 선언하며 발을 뺐다. 전종한 천안시의회 의장 고향인 청룡동이 양승조 의원 지역구란 점에서 양 의원이 본선에 진출해 의원직을 내놓을 경우 그 지역구를 물려받아 국회의원에 도전한다는 전략이다. 최종 행보가 충남지사 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반면, 자유한국당에서는 정진석·이명수·김태흠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먼저 정진석 의원은 양 손에 ‘꽃놀이패’를 쥐고 있다. 같은 지역구를 정치적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는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민주당 충남지사 경선에 출전할 태세이기 때문이다. 만약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본선에 진출해 당선까지 된다면 차기 총선(21대)의 잠재적 경쟁자가 사라지는 셈이 된다.

5선으로 가는 길이 순탄해진다는 얘기다. 정진석 의원이 충남지사 본선에 출전해 박수현 대변인과 맞붙더라도 지난 20대 총선에서 박수현 대변인을 꺾은 만큼,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저조해도 전혀 손해 볼 것 없는 게임이다. 여·야 충남지사 예비후보를 통틀어 정진석 의원의 선택지가 현재로선 가장 넓은 이유이다. 

자유한국당 이명수 의원과 민주당 소속 복기왕 시장이 차기 충남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각 당 충남지사 후보로 확정될 경우 같은 지역인 아산 출신들로 ‘무주공산’인 국회의원과 시장자리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이 불가피하다. 다만 이명수 의원이 본선 진출에 성공하고, 복기왕 시장이 실패한다면 복 시장이 이 의원 지역구 재·보선 출전이 점쳐진다. 복 시장은 과거 국회의원(17대)을 지낸 경험이 있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또한 자유한국당에서는 김태흠 의원, 더불어민주당은 나소열 청와대 자치분권비서관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 두 사람은 보령·서천지역구에서 지난 20대 총선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보령 출신인 김태흠 의원이 자유한국당 본선에 진출해 의원직을 사퇴한다면, 서천 출신인 나소열 비서관이 국회의원에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처럼 현직의원들의 행보에 따라 내년 6.13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 선거판이 크게 출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박수현·나소열 등 청와대 인사들은 출마의지를 굳힐 경우 당내 경선준비를 위해 연말께 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현직의원들도 늦어도 연말까지 최종 결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며, 마찬가지로 안희정 도지사도 이 때쯤 거취 표명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병일 기자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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