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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슈퍼호황 올해로 끝이다?…아니다, 기술적 한계·수요 지속으로 슈퍼 사이클 이어질 것이다?

반도체 장기호황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끝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 1년 반 동안 이른바 ‘슈퍼 호황’을 누려온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물가나 주식 값이 현재가 높은 지점이라는 주장 또는 견해인 ‘고점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일부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면서 호황이 최소 1년 이상 더 지속할 것이라고 낙관했던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블룸버그·배런스·디지타임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스마트폰에 널리 사용되는 하이엔드급 플래시 메모리 가격이 약 5% 하락하면서 반도체 시장의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퍼졌다. 

일부 분석가는 메모리 시장의 성장세가 올해 반 토막 나 30%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1C인사이츠가 2017~2022년 6년간 메모리 반도체의 연평균 시장 성장률을 5.2%로 전망하는 보고서 발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것인데, 1C인사이츠는 보고서에서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매출이 58%나 오르는 엄청난 성장을 보였지만 2022년까지는 ‘정상적인 성장국면’으로 돌아 갈 것”을 전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부정적 전망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세계반도체무역통계는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각각 7%로 전망했고,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도 지난해 말 “올해부터 반도체 시장 성장세가 4%로 낮아진 뒤 2019년부터 더 축소될 것이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의 신규 공급이 늘어나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 주된 이유”라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 초과 수요·업계 통합에 메모리 ‘호황’

플래시 메모리(낸드)와 DRAM 등 메모리 시장을 둘러싼 고점론의 배경에는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는 데 있다. 작년 D램 가격은 80% 넘게 오른 가운데 낸드 가격은 약 60% 올랐다. 

더 많은 연산과 저장 능력을 요구하는 클라우드 서버와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공급 업체가 버거워할 정도로 급증한 까닭이다. 게다가 지난 1990년대 중반 약 20개였던 제조업체 수는 지난 수년간 통합 과정을 거치면서 소수만 남게 된 상황이다.

하지만 초과수요 상황에서 솟아올랐던 메모리 가격이 생산기업의 증산으로 현재 수준을 더 이상 유지하지 못하고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계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또 이때 가격 낙폭은 수요 증가분보다 커 자연스레 기업들의 수익성 둔화로 연결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우선 낸드 분야를 걱정하는 의견이 많다. 시장분석기관 트레피스에 작년 말까지 수 분기동안 낸드 공급 부족 현상은 2차원 낸드 공정서 3차원 낸드로 전환하려는 업체들에 의해 발생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체가 공정 전환을 통해 성숙도를 높였을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생산 능력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트레피스는 분석했다.

● 작년 상승세 지속 불가…증산 부담

노무라증권은 올해 낸드 공급 증가분이 작년 34%에서 43%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019년 이후로 3차원 낸드 시장에 공급과잉이 예상된다. 

노무라는 웨스턴 디지털과 도시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플래시 메모리 시장의 약 40%를 점유하는 업계 1위 삼성을 잡기 위해 생산을 늘려 공급 증가세를 주도할 것으로 예측했다.

투자자들은 내년 낸드 가격이 30~40%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공급량이 얼마나 늘어날 지에 대해 의견이 다른 만큼 낸드 가격 하락 전망도 다양하다. RBC캐피탈마켓츠는 공급 증가분 50%에 15~20% 가격 하락을 예상했다. 노무라는 약 10%의 가격 하락을 전망한다.

D램에 대해선 의견이 여러가지 나온다. 클라우드 서버 등의 D램 수요 증가로 현재의 초과 수요 여건이 계속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D램 수요가 증가하는 국면에 있는 것은 사실이나 전체 D램 수요의 87%가 여전히 모바일과 PC 등 경기순환적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어 역사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있다.

투자자들은 삼성,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개사의 증설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차례에 걸친 ‘치킨게임’ 여파로 D램 공급 시장은 삼성,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개사의 과점 체제로 압축된 상황이다. 점유율이 46%에 육박하는 1위 삼성의 행보가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트레피스는 2018년 초 D램 시장 타이트한 여건이 유지되겠지만, 지속적인 가격 상승은 대규모 설비투자를 일으켜 2019년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무라는 작년과 올해 D램 제조업체들의 설비투자가 금액이 38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100억달러에서 약 4배 증가를 전망한 셈이다.

이 밖에 메모리 가격 하락 전망에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스마트폰 업체의 가격 인하 압력, 중국 업체의 대량 생산 가능성이 있다.

● 공급 과잉 지적은 “근시안적 견해”

일부 전문가들은 메모리 시장 고점론에 크게 겁먹을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고점 논란은 수요 추세보다 그동안 타이트했던 공급 여건에 초점이 맞춰진 성격이 크므로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이를 '정상화' 측면으로 봐야한다는 얘기다.

또 3D 낸드의 경우 업체들이 공급을 늘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 결과적으로 시장 파이가 커져 기업들의 기술 경쟁이 강화되는 결과로 이어지는 만큼 크게 부정적으로 볼 필요도 없다는 의견도 있다.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과거에는 PC, 휴대폰, 스마트폰 등  단일제품보급이 반도체 수요를 이끌어왔다면, 지금은 데이터센터 뿐 아니라 의료, 자동차, 사회 인프라 등에 폭넓게 쓰이고 있다. 그리고 반도체용도 확대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반도체 제조 장비 업체 도쿄일렉트론의 카와이 토시키 사장은 공급과잉을 지적하는 우려에 대해 “그것은 근시안적 견해다. 메모리 제품 수율이 개선되고 공급이 증가해도, 그 이상으로 수요가 늘어난다”며, 올해는 “데이터 센터 반도체가 시장을 견인할 것이다. D램과 낸드 플래시 메모리 연산 처리용 반도체가 부족하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했다.

● “섣부른 예측은 어려워”…기술적 한계·수요 지속으로 슈퍼 사이클 이어질 것

반도체 시장은 예단할 수 없다는 입장도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투자와 국내업체의 생산공장이 증설돼도 반도체 공정 미세화·기술력 차이 등으로 생산 수율문제가 불거져 공급량이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증권회사의 한 연구원은 “D램 미세공정 전환이 매우 어려워져 공장이 증설되고 투자가 단행되더라도 반도체 업체들이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을 크게 늘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 보통 4나노미터씩 공정을 미세화 했다면 이제는 1나노미터씩 공정을 미세화하고 있는 것이 미세공정 전환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설비 투자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한계로 공급 증가율이 오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시장 자체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증권회사의 연구원은 “올 초반 하더라도 올해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내려간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그러나 지금도 슈퍼 사이클이 이어지고 있고, 예측할 수 없는 수요가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당장 내년도 시장 상황을 확실하게 예상하기란 어렵다”고 말했다.

메모리 반도체를 탑재한 세트 제품수요도 견조 할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내년 하반기에 가격이 낮아진다고 해도 (관련 제품 증가로 인해) 출하량이 늘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렇게 되면 내년 전체적으로도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브스도 “게임과 가상현실 등 장치의 처리 능력 향상이 요구되며, 이 같은 기능을 탑재한 모바일 고객사의 지속적인 요구로 D램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질 것”이라며 “모바일 고객사는 제품 성능을 충족하기 위해 D램이 필요하고, 가격이 높아지더라도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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