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강신명 경찰청장 2년의 임기가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 오는 8월이면 그의 임기가 마무리 된다. 그래서 제20대 경찰청장 후보자는 임기가 만료되기 한 달 전에 내정을 하게 된다. 경찰청장은 국회 인사 청문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국 15만 경찰조직의 차기총수가 될 제20대 경찰청장 주인공은 과연 누가 될 것인가? 전국 경찰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경찰청장의 임명절차는 대통령이 경찰청장 후보자를 내정하면, 행정자치부장관이 경찰위원회에 임명제청 동의를 요구하고, 여기에서 동의를 구하면 정부가 국회에 인사청문회를 요청한다.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행정자치부장관의 제청과 국무총리의 결제를 받으면 신임 경찰청장을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게 된다.  

경찰청장은 치안총감으로 보하며, 경찰법과 국회법에 따라 경찰위원회의 동의를 얻어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며, 행정자치부장관의 제청으로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경찰청장은 임기가 2년이며, 차관급이지만 장관에 버금가는 예우를 받는다.

경찰청장 등 고위직 인사는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민정수석, 인사비서관과 경찰청장이 논의한다. 민정수석은 승진 적격여부를 검증한다. 보통 민정수석은 검찰과 연락할 일이 많기에 검찰출신이 이 자리를 차지하곤 한다. 지금 현재도 검찰출신이 민정수석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다보니까 검찰 눈 밖에 난 경찰은 승진하기 어려운 구조일 수밖에 없다.  

삼국지에서 촉나라 유비, 위나라 조조, 오나라 손권이 천하를 삼등분해 패권을 다퉜듯이 차기 경찰청장 유력후보자로 세 명의 후보자에 대한 하마평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상원 서울경찰청장, 정용선 경기경찰청장, 이철성 경찰청차장 등 세 명이다. 이들은 솥발처럼 나눠 선 삼분정립 형국을 형성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차기 경찰청장 후보자를 내정하기 위한 움직임이 조심스럽게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제20대 차기 경찰청장 후보자들을 보면 마치 현대판 삼국지를 본 듯하다. 경찰직제상 경찰청장 바로 아래 경찰의 2인자 자리에 있는 이철성 경찰청차장이 조조에 비유된다면, 이상원 서울경찰청장은 대한민국 인구의 1/3이 거주하고 있는 수도 서울의 치안책임자로써 손권에, 대한민국 중심인 서울 수도에서는 약간 벗어나 있지만 인접한 정용선 경기경찰청장은 유비에 비유된다.

이철성 경찰청차장은 58세로 검정고시를 거쳐 국민대 행정학과, 연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이금형 전 부산경찰청장에 이어 순경부터 시작해 치안정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올해 58세로 조정정년 대상자임에도 요직에 중용돼,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공무원정년(60세)과 무관하게 만 57세면 퇴임하던 경찰 특유의 '조정정년' 관행이 15년 만에 사실상 폐지된 계기가 되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경찰청차장은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을 거쳐 제19대 경찰청장에 오른 강신명 현 경찰청장에 이어 또 '청와대 프리미엄'이 적용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될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원 서울경찰청장은 58세로 충북 보은 출생이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행정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1982년 간부후보 30기로 경찰에 입직했다. 경남경찰청 수사과장을 시작으로 인천경찰청 수사과장, 서울 은평서장, 경찰청 형사과장·수사국장·보안국장·경무인사기획관, 인천경찰청장 등을 역임하고, 2014년 말 치안정감으로 승진하여 경찰청차장을 거쳐 수도 치안 책임자인 서울경찰청장으로 현재 재임하고 있다. 

경찰청에서 특수수사과장, 과학수사센터장, 수사국장 등을 거쳤고 일선서에서도 수사분야에 주로 몸담아왔다. 특유의 날카로움과 호탕한 성격으로 '보스기질'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찰 내 전형적인 수사통으로 분류되며, 강직한 성격에 절제된 언어를 구사한다는 평을 받는다. 이 서울경찰청장을 제외한 5명의 치안정감은 모두 2015년도에 승진했다. 

정용선 경기경찰청장은 53세로 충남 당진 출신이다. 대전 대신고등학교, 경찰대학교(3기)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정 청장은 1987년 경위 임관 후 충남지방경찰청 수사과장, 충남 당진경찰서장, 경찰청 정보2과장, 서울 서대문경찰서장, 경찰청 정보2과장, 경찰청 기획조정과장, 경찰청 정보심의관, 제22대 충남지방경찰청장, 경찰청 생활안전국장, 제7대 대전지방경찰청장, 제6대 경찰교육원장, 경찰청 수사국장 등을 지냈다.

정 경기경찰청장은 기획능력과 실무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경찰대 출신 첫 경찰 수장인 강신명 청장(2기)에 이어 또다시 ‘경찰대 출신’을 내정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될 것으로 풀이된다. 

제20대 경찰청장 후보자에 유력하게 오르내리고 있는 이들 세 명이 직접적인 맞대결을 펼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들 세 명을 포함한 백승호 경찰대학장, 김치원 인천경찰청장, 이상식 부산경찰청장 등 6명의 치안정감들에 대해 인사검증단이 세평 등 차기 경찰청장 내정자로 과연 누가 적임자며, 국회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통과 할 수 있는지를 파악했다고 한다. 

제20대 경찰청장 후보로 내정된다 해도, 국회의 ‘인사청문회’라는 날카로운 질문의 칼끝 앞에 직면해야 한다. 또한 내년 대선정국의 치안을 무난히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권력,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도 놓칠 수 없다. 안정적인 치안을 유지 하면서도 대선정국의 치안상황에 신경을 써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리더십’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경찰의 특성상 경찰조직의 장악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내년 대선정국을 무난히 소화할 수 있는 리더십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아직은 누가 차기 경찰청장으로 내정될 것이라고 단정해서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20대 경찰청장 내정자는 내년 대선정국과 맞물려 있어, 현 정권이 누구를 내정하느냐에 따라 어느 대권주자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물론 인사검증단계에서 차기 경찰청장 후보 대상자들의 약점이 드러나면 자연스럽게 후보자 대상에서 밀려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제20대 경찰청장 내정에는 지역 안배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 정권이 내년 대선국면을 '충청-TK'를 대표하는 대선후보를 지지할 경우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차기 경찰청장 내정자를 결정하기 위해 어떤 정무적인 묘책으로 제20대 경찰청장 인사 현대판 삼국지를 흥미진지하게 내놓을지 주목된다. 

김쌍주 주간 

김쌍주 주간  sundaykr@dau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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